[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이 23일 윤희숙 혁신안에 대해선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윤 위원장의 의원총회 참석 여부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며 충돌하고 있다. 윤희숙 혁신안이 제대로 된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좌초 위기를 겪는 모습이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다수의 의원이 혁신위원장이 직접 출석해 내용을 설명하고 이런 혁신안이 필요한 사유에 대해 설명해야 의원들 간 의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며 "다음 의원총회에서 혁신위원장의 혁신안 설명을 듣고 다시 토론하고 의논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곽 수석대변인은 "'구체적인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고, 왜 이런 안이 나왔는지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토론이 어렵다. 혁신위원장이 어떤 이유에서 이런 혁신안이 필요한지 말해야 토론이 가능하다'고 몇 분이 같은 말을 했다"며 "오늘은 더 논의가 힘들겠다는 공감대가 있어서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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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2025.7.9./사진=연합뉴스 |
이어 윤 혁신위원장이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의원총회가 있다고 연락했는데 본인이 참석 여부를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윤 위원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저를 국민의힘 의총에 불렀는데 참석하지 않아 혁신안 논의가 불발됐다는 기사들이 뜨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정면 반박했다.
윤 혁신위원장은 "어제 저녁 송언석 비대위원장의 비서실장인 박수민 의원으로부터 '의원총회에 참석할 의향이 있냐'는 전화를 받았다"며 "불러주시면 당연히, 기꺼이 간다고 대답했다. 기이하게도 똑같은 대화가 세 번의 통화에 걸쳐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아침까지도 참석하라는 연락이 없어 오전 9시에 다시 전화 드려 '도대체 오라는 겁니까 오지 말라는 겁니까' 물었다. '의논해 봐야 한다'는 답을 받았다"며 "그 이후 당사 사무실에서 콜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부르는데 안 왔다'는 기사가 뜬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비서실장께 전화 드렸더니 '비대위원장 혼자서 혁신위원장을 오라고 용감하게 부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는 답을 들었다"며 "비대위원장이 혁신위원장을 의원총회에 청해 설명을 듣는데 왜 거대한 용기가 필요한지 모르겠다. 더구나 부르는데 안 왔다는 백블(백브리핑)까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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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7.23./사진=연합뉴스 |
앞서 윤 위원장은 ▲계엄·탄핵 등에 대한 '대국민 사죄문' 당헌·당규에 수록 ▲당대표 단일지도체제 채택 및 최고위원제 폐지 ▲당원 주도 인적 쇄신을 위한 당원소환제 도입 등을 혁신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인적 쇄신' 등을 두고 당 내 반발이 거세지면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혁신안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 수렴 없이 혁신위원장이 먼저 이를 발표한 데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혁신안을 충분히 공유 받지 못한 의원들이 이 내용을 대외적으로 말하는 게 혁신에 반발하는 것처럼 비칠까 굉장히 걱정했다"며 "혁신안을 완성된 안이 아니라 일종의 발제문, 당내에서 혁신이 촉발되는 기폭제로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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