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2020년 국힘 당대표 당시 공천 관련 자료 확보 시도
이준석, 대표 선출 하루만 압색에 "특검 오해살 일 안했으면" 반발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28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상계동 자택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압수수색 중이다. 당대표 선출 하루 만에 이뤄진 압수수색에 이 대표는 "시기가 공교롭다"며 강한 불쾌감을 피력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이 대표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자택에 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이 의원의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참고인 신분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대선을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 받은 대가로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 받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시 이 대표는 국민의힘 당대표였다. 

   
▲ 개혁신당 당 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한 이준석 의원이 27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개혁신당 제2차 전당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2025.7.27./사진=연합뉴스


또 특검팀은 이 대표가 지난 4·10 총선을 앞둔 2월 29일 명태균 씨, 김영선 전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와 경남 하동군 칠불사에서 만나 비례대표 공천을 논의한 이른바 '칠불사 회동'도 집중해서 들여다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칠불사 회동'에서 김건희 여사와의 통화 기록,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보여주며 총선 공천 개입을 폭로하는 대가로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 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의원이 보여준 내용이 빈약하고 완결성이 없어 비례대표 요구를 현장에서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 당대표에 선출된 지 하루 만에 급작스럽게 이뤄진 압수수색 상황에 대해 "시기가 공교롭다"며 "현행범도 아닌데, 특검이 오해 살 일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변호사가 올 때까지 대기 중인데 오면 진행될 것"이라며 "전당대회가 끝나고 당 지도부 운영 계획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압수수색을 급작스럽게 진행할 필요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검 입장에서는 제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무슨 얘기를 했는지 궁금할 것"이라며 "지난 11월 검찰 측에서 나와 달라고 해서 출석했고, '이런 얘기는 했고, 이런 얘기는 안했다'고 명확하게 얘기했다. 수사의 주체가 바뀌다 보니 확인할 게 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특검팀은 전날 윤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윤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개혁신당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이 무리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며 "정치적 망신주기"라고 강력 비판했다. 

   
▲ 김건희 여사의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28일 서울 노원구 이 대표 자택 앞에 '압수장소 봉인지'가 붙어 있다. 2025.7.28./사진=연합뉴스


천하람 원내대표는 "이 대표와 개혁신당은 지난 재보궐 공천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임의 제출 했고 수사기관에 적극 협조한 사실을 누구보다 검찰 포함 수사 당국이 명확히 알 것"이라며 "(그럼에도 특검이) 이 대표가 의원 되기도 전 사안에 대해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 한다면 명백히 국회에 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의 새 지도부의 임기 개시 첫날 무리하게 이뤄진 특검의 압수수색은 정치적 오해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 의도를 가진 언론플레이이고 정치적 망신 주기"라고 반발했다. 

한편 이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개혁신당 첫 최고위원회는 취소됐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개혁신당 제2차 전당대회에 단독 출마해 98.22%의 득표율로 당대표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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