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12일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울산·경남(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반탄(탄핵 반대)파'와 '찬탄(탄핵 찬성)파'로 나뉘어 격돌했다.
반탄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내부 통합을 통한 대여 투쟁을 강조한 반면, 찬탄파 조경태·안철수 후보는 '윤어게인'과의 절연을 강조하며 당 쇄신에 무게를 뒀다.
대구 연설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찬탄파 후보들의 연설 중에는 '배신자' 야유와 함께 '윤어게인' 노래가 흘러나오는 등 욕설과 고성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8.22 전당대회 두 번째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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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단상에 오르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후보. 2025.8.12 [공동취재]/사진=연합뉴스 |
반탄파 김 후보는 전날 내란 특검 참고인 조사를 받고 온 조 후보를 겨냥해 "내란 특검에 동조하면서 우리 당을 내란동조 세력이라고 내부 총질해선 안 된다"며 "우리 당 의원은 107명이다. 더 이상 분열하면 개헌 저지선 100석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연말까지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서 받았던 41% 이상의 지지를 다시 얻도록 확실하게 책임지겠다"며 "제가 당 대표 되면 이재명 재판 계속촉구 국민서명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부울경 당심을 자극했다.
장 후보는 찬탄 후보들을 겨냥해 경상도 사투리로 "창원에서 당원 한 분이 '국민의힘 좀 싸워라. 입에 자크 달았나, 언제까지 사과만 할끼고, 고개 처박고 땅속에 기어들어갈 기가'라고 하더라"며 내부 통합을 강조했다.
장 후보는 "국민과 언론의 입을 틀어 막고, 사법부를 겁박해서 5개의 재판을 멈춰 세운 것이야말로 소리 없는 계엄"이라며 "민주당을 해산시키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이재명을 탄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찬탄파 안 후보는 반탄파 후보들을 겨냥해 "계엄에 찬성하고 윤어게인을 신봉하는 한 줌의 극단 세력에 빌붙어서 구차하게 표를 구걸하고 있다"며 "과거의 굴레를 끊고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표심을 호소했다.
안 후보는 특히 전한길 씨를 '비루한 광대', '미꾸라지'라고 비난하며 "친길(친전한길) 당 대표, 윤어게인 당 대표를 세우면 어떻게 되겠나. 이재명 민주당이 파놓은 계엄정당, 내란정당 늪에 그대로 빠지는 것이다. 우리 당을 이재명에게 스스로 갖다 바치는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는 "국민을 배신하고 국민의힘 당원을 배신한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며 "그리고 우리 당은 아직 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윤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반드시 몰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부산 합동연설회에서는 찬탄파 후보를 향한 지지자들의 야유와 비난으로 소란스러웠다. 특히 조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객석에서는 "배신자", "민주당으로 가라"는 야유가 쏟아졌다. 마이크를 잡은 조 후보는 2~3분가량 연설을 하지 못했다. 장 후보 연설 중에는 객석에서 '윤어게인' 노래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사전 취재 신청이 된 취재기자에 한해 입장을 허용하는 등 출입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또 지난 8일 대구·경북 첫 합동연설회에서 '배신자' 소란을 일으킨 극우성향 인사인 전한길 씨의 출입도 금지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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