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회적책임 협력 방안 논의
SK 최태원 ·HD현대 정기선도 회동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만나 글로벌 사회공헌(CSR)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통해 단순 글로벌 제조 기업을 넘어 보건·위생·사회적 책임에 대한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을 방문해 오찬을 함께 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배웅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사옥에서 게이츠 이사장과 오찬을 함께하며 CSR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두 사람은 글로벌 공중보건, 위생 환경 개선, 기후변화 대응 등 인류 보편 과제에서 기업이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 협력 모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게이츠재단이 주도한 ‘RT(Reinvent the Toilet·재발명 화장실)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저개발국 위생환경 개선에 기여한 바 있다.

이 회장이 게이츠 이사장과 다시 한 번 공감대를 확인한 것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동시에 ESG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가속화하는 행보로 분석된다. 반도체·가전 등 핵심 사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CSR을 통해 브랜드 신뢰를 높이려는 전략인 셈이다. 시장에선 게이츠재단과의 협력을 통한 글로벌 위상 제고에도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게이츠 이사장은 SK그룹 및 HD현대 측과도 회동을 이어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게이츠 이사장과 만나 소형모듈원자로(SMR)와 백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만찬에서 최 회장은 "한국과 SK가 테라파워 SMR 상용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SMR 안전성과 효율성, 친환경성을 바탕으로 시장 수용성을 높이는 노력을 함께 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게이츠 이사장은 “차세대 SMR의 빠른 실증과 확산을 위해 한국 정부의 규제 체계 수립과 공급망 구축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경우 앞으로 SK와 테라파워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SK는 테라파워와 함께 한국형 SMR 개발을 추진 중이며, 글로벌 SMR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역시 테라파워 협의를 통해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 전략을 논의했다. 나트륨 원자로는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재생 에너지와의 연계성이 뛰어나 차세대 원전 기술로 각광 받는다.

SK그룹과 게이츠재단은 전날 이뤄진 21일 만찬 회동에선 공공 백신 분야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양측은 10년 넘게 저소득·중저소득 국가의 백신 접근성 확대를 위해 협력해왔으며, 앞으로도 글로벌 공중보건 증진을 위한 장기적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 또한 향후 백신 개발과 글로벌 보건 프로젝트 등 협력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방한 이후 한국의 주요 그룹과 협력을 다져나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CSR과 사회적 책임을, SK·HD현대는 차세대 에너지 전환을 화두로 게이츠재단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보건·환경·에너지 의제에서 핵심 파트너로 자리를 잡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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