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는 28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해 "공식적으로 제안을 받은 바 없어서 제안이 오면 그때 검토하겠다"면서 "형식과 의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의례적인 회담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연찬회 진행 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서 식사하고 덕담을 나누는 것은 영수회담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대표는 "정식 제안이 오면 어떤 형식으로, 어떤 의제를 가지고 회담을 할지 서로 협의한 이후 영수회담에 응할 것인지 여부도 그때 결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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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8.28./사진=연합뉴스 |
이어 "예를 들면 한미 정상회담을 마쳤지만 우리는 회담 내용의 어떤 것도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막연히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께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정확하게 어떤 합의가 있었고 정확히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아왔는지 분명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 외에도 야당이 제안하는 것에 대해 일정 부분이라도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영수회담이 의미가 있다"며 "제1야당 대표와 영수회담이라는 분명한 형식과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영수회담'이라는 용어가 부적절하다는 반응과 함께 공식제안을 받지 못했다는 장 대표의 언급에 반박하는 등 미묘한 힘겨루기 양상을 보였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우상호 정무수석에게 장 대표와의 회동을 즉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공항에 도착한 후 우 수석에게 장동혁 신임 당대표를 포함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즉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정식 제안이 없었다'는 반응에 대해 전날 정무수석이 정식으로 제안했다고 반박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어제(27일) 정무수석이 가서 말하지 않았나. 공식 제안이라면 문서로 보내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정무수석은 대통령실을 대표해 정무적인 활동을 하는 분이고, 그 분이 대통령 말씀을 이미 전했다. 더구나 비공개로 한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말했고 의제도 말했다"고 했다.
강 실장은 "의제가 안 맞아서 못 만난다고 하거나 형식이 안 좋아서 못 만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국민이 답답한 부분, 정치가 답답한 부분을 함께 해결해주는 마음으로 장 대표가 대통령실의 성의있는 제안을 헤아려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강 대변인은 "'영수회담'은 낡은 정치 용어로 지금은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회동' 표현이 적합하다"며 영수회담의 용어 선택이 부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중진 의원들과의 회의 결과도 공개했다.
장 대표는 "중진 의원들이 통합과 포용을 말했고, 다만 통합과 포용 방법에 대해서는 조금씩 다른 의견도 있었다. 저는 원칙과 절차를 지켜서 통합하겠다는 입장을 말했다"라며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당 시스템 정비에 대한 좋은 말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야 협치와 관련해선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협치할 의사가 있다고 판단되면 언제라도 협치를 거절할 생각이 없지만, (여당은) 협치 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다"라며 "여당이 제1야당을 협치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저희는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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