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가 1일 개막한 가운데, 여야는 개원식 드레스코드부터 '한복'과 '상복'으로 극명히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형형색색의 한복 차림으로 등장한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색 양복에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까지 상복차림으로 개원식에 등장했다.
극명하게 대비되는 드레스코드가 암시하듯, 여야는 오는 12월 9일까지 열리는 100일간의 정기국회에서 730조 원대의 내년도 예산안과 특검법 개정안 처리, 인사청문회 등 쟁점 현안들을 놓고 사사건건 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장에서 22대 두 번째 정기국회 개회식을 열었다. 오는 9일과 10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15~18일에는 정치, 경제, 외교·안보, 사회 등 분야별 대정부 질문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예산안 심사, 국정감사, 법안 처리 등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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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 앞서 을 입은 여야 의원들이 참석해 있다. 2025.9.1./사진=연합뉴스 |
우원식 국회의장은 개회사에서 "오늘부터 22대 국회 두 번째 정기회가 시작된다. 새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 여야 교섭단체 모두 새 지도부가 들어서고 맞는 정기국회라는 의미도 있다"며 "조기대선과 새 정부 출범에 담긴 의미.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 나라와 국민 생활을 안정시키라는 국민의 뜻을 깊이 헤아려 입법과 예산으로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224개 중점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검찰의 수사 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오는 25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잡았다. 아울러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법안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행보를 '입법 폭주'라고 규정하며 쟁점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나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 보이콧 등 강력한 대여투쟁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 기조 하에 100대 입법과제를 추진해 민생정당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당장 오는 2일 열리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여야 격돌의 서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보좌진 갑질 논란으로 낙마한 강선우 의원 후임으로 지명된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3일, 5일에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라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730조 규모의 새 정부 예산안 처리도 관심사다. 정부는 내년 728조원 규모의 예산안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확장 재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기업 하기는 더 힘들어지고 세금은 걷기 힘들어지는데 지출만 급증하고 있다"고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향해 조여오는 특검의 매서운 칼날도 여야 간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최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르면 오는 9일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당은) 야당 말살을 위한 특검의 칼춤을 지방선거까지 이어가기 위해 특검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오는 10일에는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맞춰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노골적인 망신주기식 본회의 일정도 강행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속내는 진상 규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직 지방선거에 활용하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며 "한 손에는 다수당의 권력, 한 손에는 특검의 칼을 쥔 이재명 정권에서 독재라는 말은 더 이상 정치적 레토릭이 아니라 정권의 본질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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