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만남이 드디어 성사됐다. 이 대통령이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통해 '영수회담'을 제안한 지 13일 만이다.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여야 관계가 풀리는 계기가 될 지 관심이 쏠린다.
박준태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5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장동혁 대표는 9월 8일 월요일, 이재명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 대표를 비롯해 양당 대표 비서실장, 대변인이 배석한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 정무수석이 참석한다.
박 비서실장은 "앞서 대통실에서 발표한대로 여야 대표가 함께 회동하고 이후 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의 단독회동으로 이어지는 형식"이라며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국정 전반에 대한 논의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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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9.5./사진=연합뉴스 |
특히 오찬 회동 이후에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단독 회동도 이어진다. 앞서 장 대표는 "여러 사람이 모여앉아 식사하고 덕담을 나누는 그런 영수회담이라면 영수회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야 지도부 회동과 함께 독대를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박 비서실장은 "대통령실이 제안했던 건 이 대통령이 순방을 다녀 온 이후 순방성과를 중심으로 여야 대표에게 설명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우리당은 순방성과를 포함해서 민생문제 전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며 "허심탄회한 논의를 위해 1대1 형식의 회동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대통령실에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인데 이에 대해 항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민생 의제를 중심으로 말할 계획이지만 국회 안에서 사법 체계를 뒤흔드는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대통령의 입장을 들어보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상법을 개정했는데 '더 센' 상법 개정안을 추가로 통과한다거나 특검법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더 센 특검법을 통과시키려 하는 부분들, 내란특별재판부를 설치하겠다는 내용은 저희가 보기에 대통령실과 의견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에 대한 설명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노란봉투법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관련된 얘기도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기업 활동을 어렵게 하는 법안들에 대한 우려를 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외 정치적 의제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여야 관계는 그동안 파국의 연속이었다. 쟁점 법안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과 2차 상법 개정안이 국민의힘의 반대 속에 민주당 주도로 줄줄이 국회를 통과했고 이에 더해 국민의힘을 향한 김건희 특검과 내란 특검의 전방위 압수수색이 계속됐다. 코너에 몰린 국민의힘은 '생존'을 위해 장내는 물론 강력한 장외 투쟁까지 시사한 상태다.
전날 장 대표는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야당말살 정치탄압 특검수사 규탄대회’에서 "모래 위에 쌓아 올린 정치 특검의 수사는 결국 이재명 정권의 목을 베는 칼날이 될 것"이라며 "이재명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여러분 목숨 걸고 진격하자"고 날을 세웠다.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사된 이번 회동이 협치의 물꼬를 트는 마중물이 될 지 관심이 쏠린다.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은 국정 현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위해 여야 대표와 회동한다"며 "다음주 월요일 오후 12시 오찬을 겸해 대통령실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은 "이번 회동은 특별한 의제를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대통령실은 이번 만남이 국정 운영에 있어 협치와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과 관련해 정 대표의 불만은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불만이나 이견은 전혀 없다"며 "(정 대표도)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 대화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고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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