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향한다. 이 대통령의 실질적인 다자외교 데뷔전이자 오는 10월말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위한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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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김혜경 여사와 성남 서울공항 공군 1호기에서 출국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위해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도착 당일인 22일(이하 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 의장이자 블랙록 회장인 래리 핑크를 만나 인공지능(AI) 및 에너지 전환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미 상·하원 의원단을 접견한다.
다음날에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 대통령은 총 196개국 정상 가운데 7번째 순서로 유엔총회 연단에 선다.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정책 등 우리 정부의 외교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인류 평화와 번영을 이뤄나가기 위한 한국의 기여 방안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과 면담한다.
24일에는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AI와 국제평화·안보'를 주제로 열리는 회의에서 '모두의 AI'라는 기조 아래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 방안을 주도할 예정이다. 25일에는 뉴욕 월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투자 서밋'에 참석,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에 대한 투자를 요청한다.
이번 미국 방문은 이재명 대통령의 다자외교 데뷔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앞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하지만 인수위도 없이 취임한 직후여서 제대로 준비하기가 어려웠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극복하고 민주주의 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복귀했다는 점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또한 이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계기로 프랑스, 이탈리아, 우즈베키스탄, 체코, 폴란드 등 정상들과의 회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유엔총회는 다음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중요성을 더 부각할 기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기로 하면서 경주는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줄곧 긴장 관계를 유지해 온 미중 정상의 첫 대면이 이뤄지는 만큼, 그 결과에 따라 한반도 안보는 물론이고 국제무역질서 전반에도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은 이번 뉴욕 방문에서 국제사회와 접촉면을 넓히고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했고, 약식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워싱턴에서 양 정상이 만난 만큼 APEC에서 자연스럽게 한미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굳이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에서 회담을 서두를 필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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