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본회의에 상정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이틀째인 26일 비쟁점법안 69개에 대한 무한 필리버스터 카드까지 꺼내 들며 대여 공세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체적으로 비쟁점 법안도 필리버스터를 하는 게 좋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최장 69박 70일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원내대표에게 비쟁점 법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위임했기 때문에 앞으로 법안 내용은 원내대표가 여러 의견을 듣고 결정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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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수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위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13시간 넘게 이어가고 있다. 2025.9.26./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4박 5일 간 '검찰청 폐지'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4개의 쟁점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여론전을 통해 아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검찰청 해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폐지' 등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자세히 알린다는 방침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반대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강행하고 있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졸속으로 추진됐다"며 "토론은 하지 않고, 조직부터 없애 간판을 달고 있다. 수사기관 간 수사 핑퐁과 사법 혼란이 올 것이 확실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살 집을 짓고 옛 집을 허물어야 한다"며 "2300명의 검사와 1만1000명의 수사관은 어디로 가는 것인가"라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한다는 이유로 '발목잡기'란 이야기를 들었는데 (여당이) 프레임을 좀 잘못 짠 것 같다. 윤석열 정부는 재외동포청 신설·국가보훈부 승격·여성가족부 폐지 등 간소한 개편안을 내놨는데도 여가부 폐지를 제외한 (법안) 처리에 넉 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정부·여당의 정부조직 개편안은 총 13개 항목에 걸친 방대하고 심대한 항목인데도 열흘 만에 통과를 시도하고 있다"며 "최소한 상임위원회 토론이라도 있었다면 무제한 토론까지는 가지 않았을 거다. 국민의힘은 검찰개혁에 반대하지 않고, 준비되지 않은 개혁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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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오른쪽)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5.9.25./사진=연합뉴스 |
박 의원은 17시간 12분 간 반대 토론에 나서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경신했다. 이로써 그는 지난해 8월 2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특별조치법) 반대 필리버스터에서 세운 본인의 최장 기록 15시간 50분을 깼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박 의원의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 경신 소식을 전하며 "졸속 개편에 따른 피해는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피해가 조금씩 쌓이고 쌓이면 미래세대에 물려줄 나라가 완전히 망가지는 것"이라며 "국가 운영을 대학 동아리 운영처럼 하는 아마추어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오는 28일 서울시청 근처 대한문에서 '사법파괴 입법독재 국민 규탄대회'를 개최한다. 여론전을 통해 추석 밥상 민심을 최대한 선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서울 장외 투쟁과 관련해 최 수석대변인은 "비가 오더라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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