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이어 헬스케어 시장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점 찍고 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일상 속에서 개인화한 건강 설루션을 제공하는 '삼성 헬스' 플랫폼을 시작으로 맞춤형 헬스와 예방 의학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생태계 확보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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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삼성 헬스'./사진=삼성전자 제공 |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헬스케어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은 '삼성 헬스'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중심의 삼성 헬스는 수면·스트레스·심박·체성분 등 개인의 생체 데이터를 수집해 AI 분석 기반의 맞춤형 피드백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삼성 헬스 플랫폼의 지향점은 삼성 헬스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용자가 일상 속에서 누구보다도 손쉽게 건강 관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를 반영해 만든 디바이스가 올해 초 선보인 갤럭시 링이다. 해당 제품은 반지처럼 착용하고 있으면, 24시간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정보를 지원한다.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수면 분석' 기능을 사용할 때도 갤럭시 와치를 항시 차고 있는 것과 비교해 링의 편의성이 더 높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형태를 다양하게 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 건강 관리에서 의료 서비스로 이어지는 통합 헬스 플랫폼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삼성 헬스의 건강 기록 기능은 국민건강보험공단·질병관리청과 연동할 수 있어, 병원·약국·검진·접종·약 복용 이력을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건강 기록 기능은 추가적인 검사나 후속 조치에 대한 알림을 제공해 선제적 치료와 예방을 지원한다. 또 사용자는 치료 이력, 검사 결과, 예방접종과 의약 처방 여부 등 종합적인 건강 기록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즉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삼성전자는 종합 건강 관리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속에서 헬스케어 분야의 유망 기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삼성물산과 암 조기 진단 기업 ‘그레일(Grail)’에 1억10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4%를 획득했다. 그레일의 다중암 조기진단 기술 갤러리(Galleri)는 단일 혈액 검사로 50여 종의 암을 탐지할 수 있으며, 향후 삼성 헬스 플랫폼과 연계될 경우 예방의학 중심의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7월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를 인수했다. 젤스는 미국 현지에서 500여 개 병원과 협업을 하며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병원 EMR(전자 진료 기록)과의 연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인수를 단행했으며, 이를 통해 개인 측정 데이터가 의료 현장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7월엔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도 투자했다. 이 회사는 비용은 낮으면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를 가진 DNA 시퀀싱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DNA 시퀀싱은 생명체의 설계도라 할 수 있는 DNA를 구성하는 염기 서열을 읽고 유전적 변이와 특징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중형 DNA 시퀀싱 기기 아비티(AVITI)를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와 함께 신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헬스케어 관련 데이터 확보는 물론 인프라를 구축해나가는 행보를 두고 AI 반도체와 바이오를 잇는 디지털 헬스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생태계 조성을 위해 공들이고 있는 헬스케어 관련 데이터는 AI 데이터 중에서도 가장 질적 가치가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AI 학습에선 데이터의 양보다 정확도가 중요한데, 유전체·의료영상·임상 데이터는 전문가 검증 정답을 포함하고 있어 정보의 품질이 높다.
시장 유망성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AI 헬스케어 시장은 올해 392억5000만 달러(약 55조8000억 원)에서 2032년 5041억7000만 달러(약 716조3000억 원)로 빠르게 커진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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