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중견건설사들이 불안정한 건설경기 속에도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열중이다.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는 소중한 먹거리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 |
 |
|
| ▲ 중견건설사들이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한 사업다각화에 열중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중화역 모아타운, 면목역 6차 모아타운 등 서울 중랑구에서만 2건의 도시정비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지난 15일 서울·수도권 도시정비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서울사무소를 마련한 바 있다.
한동안 정비사업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호반건설의 이런 움직임은 리스크가 큰 자체사업 비중을 줄이는 대신 미분양 부담이 적은 서울과 수도권 정비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정비사업을 추진하며 사업구조 다각화와 포트폴리오 확대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사업소 신설 및 확대 등 수주역량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확대는 호반건설 뿐만이 아니다. 동부건설은 10월 현재까지 3조2000억 원에 달하는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에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주택과 비주택을 가리지 않는 고른 사업 확대가 배경으로 꼽힌다.
동부건설은 지난달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발주한 광교 A17·교산 A1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발탁돼 수주가 유력하다.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 1공구 등 대형 인프라 사업도 수행 중이다. 민간 부문에서는 동국대학교 로터스관, SK하이닉스 청주4캠퍼스 부속시설 등 산업·플랜트 공사를 따냈다. 해외에서는 베트남 미안~까오랑 도로를 확보, 글로벌 무대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건설업은 단순한 주택공급 산업이 아니라"며 "비주택·해외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장 불확실성을 기회로 전환하고 투자와 기술, 파트너십을 아우르는 종합 인프라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신공영 역시 민간공사와 공공공사 모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경남 창원 회원2구역 재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달에는 서울 은평구 대조A3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따내며 서울 내 교두보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공공 부문에서의 활약도 좋다. 남양주 왕숙 민간참여형 주택건설사업, 강남역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 등을 따냈다.
특히 서울시가 발주 강남역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는 서울 강남 한복판 지하 40~50m 아래에 큰 터널을 만들어 폭우 시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빗물을 보관 및 하천으로 방류하는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한신공영의 기술력이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다.
계룡건설도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8일 공공참여형인 좌원상가 재개발사업 시공사가 됐다. 얼마전에는 대전도시철도 2호선 12공구 건설공사도 따냈다.
또한 단순 수주에서 벗어나 아예 새로운 사업 부문을 창출하고 있다. 모듈러 주택이다. 계룡건설은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5-1L5 블록에서 450가구에 달하는 모듈러 주택을 짓고 있다. 이는 모듈러 주택 수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계룡건설은 최근 모듈러 및 친환경 주택과 스마트건설 등에 강점을 갖고 더욱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또한 수도권과 광역권을 중심으로 공공주택과 재개발 분야의 참여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다양한 패를 갖고 있지 않으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택 외에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견 건설사로서는 사업 다각화에 힘을 쓰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제 중견사에 있어 새로운 먹거리 발굴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