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허민 국가유산청장이 29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광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창덕궁, 경복궁, 비원 등 고궁을 총 9차례 비공식 방문하는 등 국가 유산을 '사적 유용'했다는 논란에 대해 "송구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9월 3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에서 외국인을 비롯한 외부인과 비공개 '차담회'를 열었다. 그 과정에서 출입이 업격히 제한된 신실(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는 공간)을 둘러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그는 2023년 3월 2일 조선 왕실 유산이 보관된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도 공식 출입 기록 없이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해 9월 12일에는 국보인 경복궁 근정전 어좌(御座·임금이 앉는 자리)에 앉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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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기헌 의원은 전용재 국립고궁박물관장과 황성운 문체부 기획조정실장(사적 이용 당시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을 차례로 증인석에 불러 세웠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김건희 방문 닷새 전에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실로부터 '영부인이 간다'는 취지의 메일을 받고 수장고를 열어줬다. 황성운 실장은 2023년 9월 김건희 경회루 방문 당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뒤에 서 있었던 인물이다./사진=연합뉴스 | 
                
민주당 소속 김교흥 문체위 위원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김건희가)총 15번 방문한 것 중에서 공식적인 행사를 빼면 아홉 번을 개인적으로 다녀갔다"며 "고궁을 내 집처엄 왔다갔는데 총괄했던 문체비서관이 드러난 것 이외에 전혀 모른다고 답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조계원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의 발길만 닿으면 종묘가 카페가 되고, 어좌는 개인 소파로 전락하고, 박물관 수장고는 개인 서재로, 명성황후 침전은 침실로 취급된다"고 비판했다.
허 청장은 "국민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사적 행위이고, 어느 누구도 해서는 안 될 특혜"라며 "국가유산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책임자로서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허 청장은 "사안의 심각성으로 저희들도 지금 법무감사팀을 보강하고 있다. 특검과 별도로 지금 감살흘 하고 있다"며 "이를 교훈 삼아 국가 유산을 더욱 철저히 관리하고 규정을 엄격하게 다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여사의 경복궁 경회루 방문 당시 동행했던 것으로 알려진 황성운 문체부 기획조정실장(당시 문화체육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이 "김건희가 어좌에 올랐던 것이 확인됐는데 황 비서관 같이 있었나"라고 묻자, 황 실장은 "근정전 들어갈 때는 있었는데 어좌에 앉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 저는 먼저 나왔기 때문에 상황을 인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지금까지 김건희와 지금 나와 있는 사진(경복궁) 말고 문화유산, 궁과 릉에 그리고 미술관에 불법적으로 들어간 일이 있나 없나"라고 따져 묻자, 그는 "제 기억에는 따로 없다"며 "제가 기억하는 것은 경복궁에 간 적은 있고, 종묘에 같이 간 기억이 있다"고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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