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미국, 우리 발표와 다른 얘기해...합의 내용 정확히 밝혀야"
송언석 "3500억 달러 규모, 우리 경제에 큰 부담...EU의 3배 달해"
"매년 200억 달러 외환보유 수익 전부 미국에...외환관리 여력 약화"
김민수 "트럼프는 한국 투자금액 6000억 달러 넘는다고 해...굴종외교"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은 30일 정부가 발표한 한미 관세 협상 내용과 미국이 발표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3500억 달러 투자 규모가 우리 경제에 비해 부담이기 때문에 합의된 내용을 국민께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한미관세협상 타결됐다. 오랫동안 기다린 기업들에게 그나마 한숨돌린 소식"이라면서도 "협상 내용대로 이행하려면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많은 내용들이 있다"고 짚었다. 

장 대표는 "무엇보다 지금 공개된 내용이 합의된 내용의 전부인지 대해 국민께 정확히 밝혀야 한다"며 "벌써 미국은 우리 발표와는 다른 입장을 하나씩 얘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관세협상 합의와 관련한 발언하고 있다. 2025.10.30./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만약 미국이 발표한 내용과 우리가 발표한 내용이 달라진다면, 결국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려다 더 큰 문제에 직면할지도 모른다"며 "관세 협상에 따라 발생할 여러 문제를 정부가 잘 관리해줄것을 당부"고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늦었지만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한 건 다행이고, 쉽지 않은 여건 아래 최선을 다한 정부협상단과 기업 관계자에게 감사하다"면서도 "하지만 합의문이 아직 안나왔고 디테일한 부분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 평가가 신중해야한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3500억 달러 규모는 경제 규모에 비해서 우리에게 매우 큰 부담"이라며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해 18.7%, 일본은 13%, 유럽연합(EU)은 6% 수준이다. EU의 3배에 달하는 경제적 부담이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정부는 10년간 150억 달러로 1500억 달러 현금 투자를 제시했는데, 200억 달러씩 10년간 2000억 달러 현금 투자를 합의했다고 한다"며 "결과적으로 선불이 일부 할부금으로 바뀐 거 말고는 총 금액이 그대로 유지됐다"고 했다.

이어 지난 7월 31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직접 투자 비중은 매우 낮다', '대부분 대출이나 보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던 점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가 당초 3500억 달러 투자 중에서 직접 투자 비율은 5% 안쪽이라고 주장을 했는데 2000억 달러 현금은 무려 57%다. 5% 주장이 57%로 돌아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송 원내대표는 특히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지금 4100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연간 수익률이 5% 안쪽이라고 한다"며 "그런데 200억 달러를 매년 내야 한다면 전부 다 미국에 보내야 한다. 그러면 외환 관리의 여력 자체가 매우 제약된다는 뜻"이라고 우려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겉으로는 국익외교지만 실상은 탄핵감인 굴종외교"라며 "불과 한달전 이 대통령은 '3500억달러 대미투자 조건에 동의했다면 탄핵당했을 거다'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은 외환 보유고를 침범하지 않기에는 어려운 조건"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오늘 새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서 한국 기업과 사업가들이 투자하는 금액이 6000억 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결국 3500억 달러가 아닌 6000억 달러 투자다. 국민의 혈세와 우리나라 자본으로 이뤄지는 거대한 투자라는 점에서 국익이 아닌 위험한 도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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