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스로 학습·판단·제어하는 생산 체계 구현
HBM4·디지털 트윈·스마트공장3.0까지 총망라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업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품질관리 전 과정에 지능형 시스템을 도입해 글로벌 제조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사진=미디어펜DB


삼성전자는 31일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AI 기반의 차세대 반도체 제조 플랫폼을 구축한다”며 “이번 협력은 단순한 생산 효율화를 넘어 반도체 산업의 근본적 체질 변화를 이끌 상징적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향후 수년간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개 이상을 도입해 AI 팩토리 인프라를 확충한다. 양사는 삼성전자의 메모리·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역량과 엔비디아의 GPU·시뮬레이션 기술을 결합해 업계 최고 수준의 지능형 반도체 생산 시스템을 구현할 계획이다.

AI 팩토리는 △설계 △공정 △운영 △장비 △품질관리 등 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스스로 학습하고 제어하는 ‘생각하는 제조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반도체 개발 및 양산 주기를 단축하고, 제조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옴니버스(Omniverse)’를 활용해 디지털 트윈(가상 복제) 제조 환경도 고도화한다. 가상공간에서 설비 이상 감지·고장 예측·생산 일정 최적화를 실현하며, 향후 미국 테일러 등 해외 생산기지로도 AI 팩토리 시스템을 확장한다.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진행된 회동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2025.10.30 [공동취재]/사진=연합뉴스


◆ HBM4·GDDR7 등 차세대 메모리로 AI 생태계 강화

삼성전자는 이번 협력에 따라 엔비디아에 HBM3E, HBM4, GDDR7, SOCAMM2 등 차세대 메모리와 파운드리 서비스를 공급한다. 특히 HBM4는 1c(10나노급 6세대) D램과 4나노 로직 공정을 결합해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JEDEC 표준(8Gbps)을 뛰어넘는 11Gbps 이상 속도로 대규모 AI 연산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 고객사에 HBM3E를 공급 중이며, HBM4 샘플 출하도 완료했다. 늘어나는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HBM4 설비 투자를 지속 확대 중이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GDDR7과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모듈 SOCAMM2의 공급을 협의 중이며,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협력 범위를 넓혀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서 시너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일부 공정에서 엔비디아의 쿠리소(cuLitho), 쿠다-X(CUDA-X) 기술을 활용해 미세 공정의 회로 왜곡을 AI가 실시간으로 예측·보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결과 공정 시뮬레이션 속도가 기존 대비 20배 향상, 설계 정확도와 생산 효율이 크게 개선됐다.

또한 생산 설비의 상태를 실시간 감지하고 자동으로 보정하는 통합 제어 체계를 구축해 제조 효율의 자동화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기술 기반을 바탕으로 AI 팩토리 구축 노하우를
글로벌 주요 생산 거점으로 확장,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지능화를 완성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AI 팩토리를 국가 제조 산업의 질적 성장 거점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국내 팹리스, 장비, 소재, EDA 기업 등과 협력을 확대해 AI 기반 반도체 설계·제조 표준을 선도하고, AI 중심 산업 생태계 구축을 주도한다.

또 AI·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공장 3.0’ 사업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지능형 공장 전환을 지원하며
AI 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삼성전자는 “AI 팩토리는 단순한 반도체 제조 혁신을 넘어 대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25년간 이어온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AI 반도체 동맹으로 발전시켜 글로벌 AI 생태계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