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 청구, 야당 탄압...시정연설 보이콧"
장동혁 "이제 전쟁...이 대통령 이번이 마지막 시정연설 돼야"
로텐더홀에서 검은색 마스크 쓰고 규탄대회..."야당탄압 불법특검"
이 대통령 마중하는 우원식 의장에 "사무총장인가", "체통 지키시라"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이 4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전날 특검이 자당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데 대한 항의 차원이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 기자들과 만나 "추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 청구는 야당 탄압이자, 정치적 보복"이라며 "우리는 대통령 시정연설에 참가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상복 차림의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제 전쟁이다. 우리가 나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이번이 마지막 시정연설이 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피켓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내란특검팀의 영장청구에 반발하며 야당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2025.11.4 [국회사진기자단]/사진=연합뉴스


장 대표는 "민중기 특검은 그 어떤 사실도 밝혀내지 못하고 본인만 스스로 범죄자가 됐다. 이명현 특검도 해병대원 사건 관련해 수사 외압과 관련한 조사를 벌였지만 모든 관련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남은 조은석 특검도 어제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그 생명이 다했다"고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헌법 해석을 바꿔 재판을 중단하겠다는 대통령실이나 아예 법률을 바꿔 재판을 중단시키겠다는 집권당이나 오십보백보다. 한 마디로 반헌법적인 세력이다. 피의자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 땅에 법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송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국회에서 야당을 지워버리고 본인 재판을 중단시키기 위해 사법부를 파괴하고 일당독재로 나아가겠다는 무도한 이재명 정권에 맞서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로텐더홀에서 '야당탄압', '불법특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검은색 마스크를 낀 채 침묵 시위를 벌였다. 의원들은 마이크 없이 육성으로 "이재명식 정치탄압 폭주정권 규탄한다. 민주당식 정치보복 국민들은 분노한다"라고 구호를 외쳤다.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피켓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내란특검팀의 영장청구에 반발하며 야당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2025.11.4 [국회사진기자단]/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하자 일부 의원들은 "재판받으세요", "범죄자", "꺼져라"라고 항의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쪽을 향해 짧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또, 규탄대회 현장에서 이 대통령을 맞기 위해 서 있던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고성이 쏟아졌다. 우 의장이 이 대통령을 맞이하러 본청 정문으로 가자 일부 의원들은 "우원식 정신 차려!", "의장이 사무총장인가", "체통을 지켜라, 입법부 수장 아니냐", "의장이 뭐 하는 거야" 라고 고성을 질렀다. 

이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을 선언한 국민의힘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의원 성명서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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