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일 광주은행장·백종일 전북은행장 나란히 임기만료 앞둬
주요 금융지주의 연말·연초 인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각 지주는 디지털 전환과 리스크 관리 강화, 글로벌 확장이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춰 조직 재정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는 총 8회에 걸쳐 각 주요 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 인사전망을 순차적으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JB금융지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가도를 달리며 역대급 순이익을 경신한 가운데, 은행부문의 부진이 유독 두드러지고 있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와 그에 따른 순이익 감소, 내부 직원의 횡령사고 등 전반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고병일 광주은행장과 백종일 전북은행장이 올해 연말 임기만료를 맞이한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올해 3월 3연임에 성공함에 따라 2028년 3월까지 사령탑을 맡게 된 가운데, 지주 계열사 CEO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그가 연임·쇄신 중 어떤 카드를 꺼낼 지 주목된다.

   
▲ JB금융지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가도를 달리며 역대급 순이익을 경신한 가운데, 은행부문의 부진이 유독 두드러지고 있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와 그에 따른 순이익 감소, 내부 직원의 횡령사고 등 전반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고병일 광주은행장과 백종일 전북은행장이 올 연말 임기만료를 맞이한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올해 3월 3연임에 성공함에 따라 2028년 3월까지 사령탑을 맡게 된 가운데, 지주 계열사 CEO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그가 연임·쇄신 중 어떤 카드를 꺼낼 지 주목된다./사진=JB금융지주 제공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 행장과 백 행장은 올 연말 나란히 임기만료를 맞이한다. 두 행장은 지난해 일제히 연임에 성공했는데, 올들어 순이익 감소, 금융사고 등의 문제로 연임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우선 고 행장은 지난 2023년 1월 은행장으로 취임한 정통 광주은행 출신이다. 첫 임기 동안 광주시 1금고 수성, 지역밀착 영업 강화, 수도권 기업금융 확대, 순이익 확대 등 성과를 입증하며, 지난해 1년 추가 임기를 보장받았다. 하지만 올해들어 상황이 역전됐다. 광주은행의 순이익은 올해 3분기 누적 233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2511억원 대비 약 7.0% 줄었다. 충당금전입액 감소에도 불구 이자·비이자이익 부진에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했다. 

3분기 누적 이자이익만 놓고 보면 광주은행은 약 4.1% 감소한 6152억원에 그치며 부산·경남·전북 등 타 지방은행보다 부진이 두드러졌다. 이에 총이자수익에서 총이자비용을 제하고, 이를 평균총자산으로 나눈 값인 '순이자마진(NIM)'도 3분기 기중(누적) 2.47%를 기록해 전년 동기 2.65% 대비 약 0.18%p 급락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도 약 18.2% 줄어든 567억원에 그쳤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연체율 등 자산건전성도 큰 폭으로 악화됐다. NPL비율은 올해 3분기 0.76%를 기록해 전년 동기 0.56% 대비 약 0.20%p 치솟았고, 연체율도 0.58%에서 0.86%로 역시 0.28%p 급등했다. 

이 같은 영업실적과 함께 지난해 7월 은행 여신 담당 직원이 고객으로부터 약 1400만원을 수수한 사실이 최근 내부 감사에서 적발되는 등 내부통제 논란도 불거졌다.

반면 백 행장은 건전성 리스크에도 불구, 순이익 성장세를 이끌어냈다. 전북은행은 올해 3분기 약 3.0% 성장한 1784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비이자이익 부진에도 불구 이자이익 증가, 충당금전입액 감소 등이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약 4.0% 성장한 4883억원, 비이자이익은 -16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다만 자산건전성은 크게 악화되고 있는데, 같은 기간 NPL비율은 0.68%에서 0.93%로 0.25%p 치솟았고, 연체율은 0.78%에서 1.27%로 약 0.49%p 급등했다.

실적과 별개로 전북은행은 타행 대비 높은 예대금리차로 늘 입방아에 오르는 점도 골칫거리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은행권에서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가 가장 큰 곳은 전북은행으로 5.17%p를 기록했다. 이는 은행연합회 소속 은행 중 가장 높은 예대금리차로 계열은행인 광주은행의 2.63%p 대비 약 2.54%p 높다.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비중이 43.3%(평균금리 11.04%)에 달하면서 자연스레 예대차가 높아진 것인데,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 같은 높은 예대차를 거듭 경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백 행장은 지주 손자회사인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 뱅크) 리스크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PPC 뱅크는 올해 3분기 누적 370억원의 성과를 거두며 지주 실적 개선에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캄보디아 사태의 핵심 배후로 꼽히는 프린스그룹과 가장 많은 금융거래를 한 곳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프린스그룹은 전북은행에 총 47건의 정기예금을 거래했으며, 거래액은 약 1217억원에 달한다. 전북은행과 프린스그룹 간 거래는 2019년부터 시작됐는데 백 행장은 2021년부터 PPC뱅크 행장을 맡다가 2023년 전북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겨 책임소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른 한편으로 새 정부가 올해 출범하면서 생산적·포용금융 강화 기조를 펼치고 있고 지역경기도 악화되고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쇄신보다 안정을 택할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더욱이 외부 낙하산 인사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반발 등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교체보다 연임 가능성이 더 높지 않느냐는 연임론도 팽팽히 맞선다.

이처럼 두 은행장 모두 명암이 뚜렷한 실정인 터라, 과거 관행처럼 3연임에 순조로이 성공할 수 있을 지 미지수인 실정이다. JB금융은 지난 9월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선임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새 행장은 다음달 임명될 예정이다. 

한편 JB금융의 비은행부문에서도 인사 이슈가 있다. 이구욱 J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올 연말 임기만료를 맞이하는데, 추가 연임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말 취임해 2년 임기를 수행한 후 재연임에 성공하며 올해 1년의 추가 임기를 수행 중이다. J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약 134.6% 성장한 61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그 외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와 최원철 JB자산운용 대표는 지난해 말 재연임에 성공하면서 2년 임기를 보장받은 상태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