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우리나라 기업 10곳 중 3곳이 내년에 긴축 경영에 나설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보다 긴축 경영 응답 비중은 줄었지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채용을 축소한다는 기조는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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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국경영자총협회관 전경./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30인 이상 기업 229개사 최고경영자(CEO)·임원을 대상으로 지난 10~21일 실시한 ‘2026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 중 대기업(300인 이상)은 68개사, 중소·중견기업(300인 미만)은 161개사가 참여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5.1%가 내년 경영계획을 이미 수립한 상태이며, 이 중39.5%는 경영 기조를 ‘현상 유지’로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조사(28.0%)보다 11.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긴축 경영을 택한 기업은 31.4%로 지난해보다 18.3%포인트 낮아졌으며, 확대 경영은 29.1%로 6.8%포인트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차이가 뚜렷했다.
대기업은 긴축(41%) 응답이 가장 높았고, 현상 유지·확대 경영은 각각 29.5%였다.
반면 중소·중견기업은 현상 유지(45%)가 가장 많고, 긴축(26.1%)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긴축 경영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택한 구체적 실행 계획은 ‘인력 운용 합리화(61.1%)’가 가장 많았다. 이어 ‘전사적 원가절감(53.7%)’, ‘신규 투자 축소(37%)’ 순이었다. 경총은 “긴축 기업의 최우선 대응이 인력 효율화로 나타난 것은 2017년 전망 조사 이후 9년 만”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계획과 관련해서는 48.3%가 ‘올해 수준 유지’를 선택했고, 확대는 28.5%, 축소는 23.3%였다. 특히 대기업의 국내 투자 축소 응답은 40%로, 확대(25%)보다 높았다. 반면 해외 투자는 확대한다는 응답이 45.7%로 가장 많았다.
채용 계획은 전체 기업의 52.3%가 올해 수준 유지, 25.6%가 채용 축소, 22.1%가 채용 확대를 계획했다. 채용 축소 응답은 대기업(41%)이 중소·중견기업(17.1%)보다 훨씬 높았다.
AI 도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절반(48.9%)이 “이미 도입 중”이라고 답했다. AI 도입 기업의 91.1%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체감 생산성 향상률은 평균 15.5%로 나타났다.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해 기업들은 국내 경기 회복 시점을 ‘2026년’(52.8%)으로 가장 많이 예상했으며 ‘2027년 이후’는 31%, ‘이미 회복’은 4.8%에 그쳤다.
기업들이 예상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평균 1.6%로 한국은행(1.8%), 산업연구원(1.9%) 전망치보다 다소 낮았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은 △올해 수준 유지(39.7%) △증가(34.9%) △감소(25.3%) 순으로 조사됐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년 대기업은 투자·채용 축소 응답이 높았고 긴축 계획 중에서도 인력 운용 합리화가 가장 많이 선택됐다”며 “기업의 국내 투자와 고용 확대를 유도하려면 추가 규제는 최소화하고 노동시장 유연화 등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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