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내란특별검사팀(조은석 특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원내대표를 맡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을 상대로 청구한 구속영장이 3일 기각되면서 여야의 희비가 엇갈렸다.
추 의원 구속영장 기각으로 민주당의 내란 공세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국민의힘은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여당 독주 프레임을 부각하며 여론 뒤집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기각 결정에 대해 "비상식적"이라고 반발하며 이를 빌미로 자신들이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 '조희대 사법부 때리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영장이 기각됐다고 혐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내란 전담재판부가 필요한 이유를 조희대 사법부가 스스로 증명했다"고 사법부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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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비상계엄 당시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3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25.12.3./사진=연합뉴스 |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오늘 구속영장 기각으로 대한민국에 법치가 살아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사필귀정으로 특검 수사 자체가 잘못됐다는 방증"이라며 "내란특검을 즉각 해체하고 더 이상의 내란몰이를 중단하길 집권여당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민주당의 계엄팔이, 내란 중독 망상은 이제 진실의 벽 앞에서 하나씩 깨져 산산조각 날 것"이라고 했다. 주진우 의원도 "민주당과 조은석(특검)이야말로 허위 내란몰이 공범으로 반드시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도 "국민의힘은 계엄 해제에 동참했고 지도부 방해도 없었다"며 "계엄 해제를 방해한 정당도, 내란을 옹호한 정당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추 의원 영장 기각으로 민주당의 내란 공세에서 어느정도 벗어나게 된 만큼 이를 계기로 '야당 탄압' 프레임을 내세워 국면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계엄 사과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문제 등 방향성을 두고는 여전히 당내 이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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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12.3 내란 저지 1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3./사진=연합뉴스 |
장동혁 대표는 이날 계엄 1년에 대해 "국민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국민의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의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반면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께 큰 충격을 드린 계엄을 막지 못한 데에 대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내 초재선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3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당시 집권 여당 일원으로서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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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에 대해 107명 의원을 대표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5.12.3./사진=연합뉴스 |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존중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 주도 세력과 정치적으로 단절할 것"이라며 "민생정당, 정책정당, 수권정당으로 당의 체질을 바꾸고 재창당 수준의 정당 혁신을 이루어 내겠다"고 했다.
이날 계엄 사과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의원은 고동진·권영진·김건·김성원·김소희·김용태·김재섭·김형동·박정훈·박정하·배준영·서범수·송석준·신성범·안상훈·안철수·엄태영·우재준·유용원·이상휘·이성권·정연욱·조은희·진종오·최형두 등 25명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계엄 사과 메시지와 관련해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메시지가 같을 필요가 없다"며 "원내대표의 경우 당 내 의견을 반영해 메시지를 내는 거고, 당대표의 경우 원내 뿐만 아니라 밖에 있는 우리당을 지지하는 분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대여 투쟁 방향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장외 투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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