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한미글로벌이 글로벌 원전 사업 확대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다. 최근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원전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축으로 명확히 설정했다. 급격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해외 원전 시장을 적극 공략해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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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르나보다 원자력발전소 1호기 설비개선 사업./사진=한국수력원자력 |
8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글로벌은 지난 5일 2026년 정기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전체 조직 변화는 최소화했지만 에너지 부문만큼은 예외적으로 확대 개편됐다. 에너지인프라사업팀은 '에너지사업부'로 승격됐고, 기존 원전그룹은 '원전사업단'으로 재정비됐다. 한미글로벌이 원전과 에너지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음을 드러낸 대목이다.
한미글로벌은 2022년 원전 사업 관련 조직을 꾸린 뒤 3년에 걸쳐 시장 진입 기반을 다져왔다. 2022년 원전 전담 TF를 설립해 첫 발을 뗐고, 2023년에는 그룹으로 승격했다. 지난해 초에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서 주요 프로젝트를 이끌던 노희상 그룹장을 영입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또 올해 6월에는 한국전력기술과 원전 사업 협력 MOU를 체결, 설계·사업관리 전반에 대한 협업 체계도 마련했다.
올해는 해외 원전 프로젝트 첫 수주라는 성과도 거뒀다. 한미글로벌은 지난 8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자력발전소 1호기 설비개선 인프라 건설사업'의 PM(건설사업관리) 용역을 수주, 원전 전담 조직 신설 이후 첫 해외 프로젝트를 따냈다.
체르나보다 1호기 설비개선 사업은 한수원을 비롯해 캐나다 캔두에너지, 이탈리아 안살도 뉴클리어 등 글로벌 EPC 기업들이 참여하는 고난도 프로젝트다. 한미글로벌은 지난해 한수원이 루마니아 원자력공사(SNN)와 체결한 설비개선 계약 가운데 인프라 건설 영역의 PM 업무를 맡는다. 수주 규모는 약 100억 원 수준으로, 금액은 크지 않지만 프로젝트 특성상 후속 발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큰 성과'로 평가된다.
해외 다수 국가들의 '친원전' 기조가 강화되면서 향후 수주 환경은 더 우호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오는 2035년까지 글로벌 원전시장 규모는 1653조 원에, 2050년까지 발전용량은 890GWe(기가와트일렉트릭)에 달할 전망이다. 최대 550기의 원전이 추가로 늘어나는 셈이다.
원전 분야는 일정·공정·예산 관리의 정확성이 필수적이고 이해관계자도 복잡하기 때문에 공정 통합관리와 리스크 대응 전략을 갖춘 PM 기업의 역할이 부각되는 시장이다. 원전 PM 역량을 갖춘 국내 기업이 한수원과 한미글로벌 두 곳뿐이라는 점 역시 시장 내 희소성을 높인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루마니아 원전 설비 개선 PM 용역 수주 규모는 약 100억 원 수준이지만 향후 추가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팀코리아'가 주도하는 주요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할 의지를 가지고 있고 한전기술과의 MOU를 통해 투트랙 방식으로 해외 원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전 시장에서 공기 단축과 예산 준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한미글로벌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미글로벌은 한전기술과 업무협약 뿐 아니라 글로벌 선도기업과 전략적 제휴 확대로 국내와 해외 원전 사업 역량 및 네트워크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원전 해체(폐로), 방사능폐기물 처분장 건설 등 신규 시장 개발에서 고른 성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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