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두고 거칠게 맞붙으며 연말 입법 전쟁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 62건 중 국가보증동의안 3건을 제외한 59개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사법 파괴 5대 악법, 국민 입틀막 3대 악법 등 8대 악법에 대해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는 차원에서 쟁점이 많지 않은 법안도 전체 필리버스터를 실시키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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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하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발언대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2025.12.9./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 전 로텐더홀에서 '민생법안 발목잡기', '필버 악용 중단' 등이 쓰인 손피켓을 들고 국민의힘을 규탄했다.
정청래 대표는 "민생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이 해괴망측하고 기상천외한 국민의힘"이라며 "민생 발목 잡기를 넘어 민생 탄압이자 민생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본회의에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곧장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가맹사업자에 대한 가맹주들의 협상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해당 법안은 지난 4월 민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뒤 3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관례적으로 국회의장에게 하는 인사를 건너뛰고 연단에 섰다.
나 의원은 "국민의힘은 가맹사업법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민주당이 무도하게 의회를 깔고 앉아 8대 악업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에 8대 악법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사법파괴 5대 악법과 국민 입틀박 3대 악법을 철회해 달라. 그리고 대장동 항소포기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나 의원 발언이 시작되자,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발언을 방해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 의원님들이 국회의장에게 왜 인사를 안 하냐고 하실텐데, 민주당은 국회에서 의회 독재를 일삼으면서 이런 말 할 자격 있나"라며 "여러분들은 국회 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나눠 갖는 오래된 국회 관행을 깡그리 무시하고 입법 독재를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의 발언 도중 우원식 국회의장은 "의제 외 발언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의제 내 발언으로 하라"고 제지에 나서기도 했다. 나 의원이 의제 외 발언을 계속하자 우 의장은 나 의원의 마이크를 강제로 꺼버리기도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우 의장을 향해 "우원식 독재", "제2의 추미애, '우미애'"라고 항의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의장석 앞으로 나와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도 의장석으로 몰려와 국민의힘과 한동안 고성을 주고 받았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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