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미국 출장에서 테슬라·AMD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 잇달아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귀국한 가운데, 삼성이 정기 인사와 조직 개편을 마치고 내년도 사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글로벌 전략회의 일정에 본격 돌입한다. 인공지능(AI) 사업 경쟁력 강화와 반도체·전자 전반의 불확실성 대응 전략이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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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17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UAE로 출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이날부터 이틀간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사업 목표와 실행 전략을 점검한다.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사업 부문별·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이번 회의는 노태문 DX부문장(사장)이 주재한다. 전날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회장은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추후 논의 결과를 보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DX부문 회의의 최대 화두는 AI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TV, 가전 등 전 제품군에 AI 기능을 접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회의에서는 차세대 AI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 S26’ 시리즈 출시 및 판매 전략과 함께 내년 초 개막하는 CES 2026 준비 상황도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기기 자체의 성능 경쟁을 넘어 AI 경험을 차별화하는 전략이 핵심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오는 18일 전영현 부문장(부회장) 주재로 전략회의를 연다. AI 수요 급증에 따른 대응 전략이 중심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전략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 확대 방안도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 환율 변동, 경기 둔화 장기화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전사 차원의 대응 방안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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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
앞서 이재용 회장은 미국 출장 기간 중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 AMD CEO 등 글로벌 빅테크 경영진과 회동하며 AI 반도체 협력과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위한 네트워킹에 집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테슬라와 165억달러 규모의 차세대 AI 칩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미국 텍사스를 포함해 주요 기술 거점을 돌며 현지 생산 인프라와 협력 방안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가 이 회장의 미국 출장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도 사업 방향을 구체화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와 함께, DX부문의 AI 경험 확대 전략이 맞물리며 전사적인 시너지 창출 방안이 논의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은 연말과 내년 초까지 전략 수립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재용 회장은 내년 초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새해 첫 만찬을 갖고, 글로벌 경영 환경과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며 신년 사업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이 AI 시대를 맞아 기술 경쟁력 강화와 위기 대응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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