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반도체 업황 회복에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물량이 소진되고 있습니다."
경기도 평택의 브레인시티 내 한 분양관계자는 "요즘 분양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기도 평택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눈에 띄게 급감 중이다.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은 것인데 다만 경기도 최대 미분양 도시라는 오명에서 탈출하기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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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 중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
21일 국토교통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평택 내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3292가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6438가구 대비 약 49% 감소한 수치다.
1년만에 절반에 가까운 미분양 해소가 가능했던 이유는 반도체 투자 때문이다. 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평택캠퍼스 4공장(P4)건설을 재개했고 조만간 P5도 착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AI반도체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P5에 대한 투자규모는 최대 80조 원에 달한다.
대규모 투자는 침체됐던 평택 부동산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평택의 지난해 4분기 아파트 매매량은 1684건으로 3분기 1380건 대비 22% 증가했다. 평택캠퍼스와 인접한 고덕지구 내 한 공인중개사는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만큼 고객 문의 전화가 늘었다"며 웃었다.
지지부진했던 평택 신규 단지들의 분양률도 끌어올렸다. 실제로 브레인시티 푸르지오, 평택역 인근 쌍용 더플래티넘 스카이헤론은 완판을 앞두고 있다. BS한양 관계자도 "평택 브레인시티 수자인 역시 몇 가구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택은 올해 민간아파트만 따져도 6415가구(부동산R114 집계)의 신규 분양이 예상되는 등 분양물량이 상당하다. 기존 미분양도 미처 소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규모 신규물량이 쏟아진다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도 미분양 1위 도시라는 타이틀은 따 놓은 당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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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 브레인시티 택지지구에서 건설 중인 아파트./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
더군다나 반도체가 싸이클을 타는 업종임을 고려하면 반도체 업황에 따라 평택의 미분양은 언제든 급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평택이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분양을 받는 이들이 많다는 점도 내포하고 있다. 평택은 수도권 규제지역을 확대한 정부의 10.15 대책에 포함되지 않은 비규제지역이다. 규제지역에 비해 갭투자(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방식)가 수월하다.
근원적 미분양 해소를 위해서는 평택이라는 도시의 정주성 강화를 통한 실거주자 늘리기 및 택지지구간 단절성 해소가 관건으로 꼽힌다. 평택은 고덕국제신도시, 화양지구, 브레인시티 등 다양한 택지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큰 그림 없이 우후죽순으로 개발되다 보니 각 택지지구가 연결되지 못한 채 단절된 소도시로만 기능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로인해 효율적인 주택 공급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중교통망 개선 등을 통해 나뉘어진 각 지역을 하나로 묶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고덕국제신도시 학부모 단체는 "아이들 등교에만 2시간이 걸린다"며 대중교통 확충을 요구한 바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평택시장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자들도 저마다 교통대책을 강조하고 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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