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 포켓' 열풍에 키즈 패키지 불티
고단가 캐릭터룸 예약률 90% 상회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저출산 장기화에 따른 인구 절벽 위기 속에서도 호텔업계의 'VIB(Very Important Baby)' 시장은 도리어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 자녀에게 온 가족의 재력이 집중되는 '텐 포켓' 현상이 심화하면서 영유아 동반 고객이 호텔 매출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 롯데호텔제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헬로키티 캐릭터 방./사진=롯데호텔 제공


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특급호텔의 키즈 전용 패키지는 일반 객실 대비 20~30%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주말과 연휴 기간 90% 이상의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호텔 제주의 경우 지난해 전체 투숙객 중 가족 단위 비중이 70%를 넘어섰으며, 올해 2월 패밀리 타입 객실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증가했다. 지난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실시한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도 뽀로로룸, 키즈룸 등 특화 객실 이용객의 재방문 의향은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호텔들의 인프라 구축 방식도 정교해지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투숙객 전용 키즈라운지를 운영하며 부가부 유모차(24개월 이하), 스토케 아기 침대 등 하이엔드 브랜드 물품을 구비했다. 젖병소독기와 기저귀수거함 등 영유아 동반 고객을 위한 전용 비품 9종을 상시 제공 중이다.

롯데호텔 월드는 스토케, 리안 등 프리미엄 유모차 대여 서비스와 젖병 소독기 비치 등 영유아 동반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서비스를 강화했다. 롯데호텔 제주 역시 어린이 조식 무료 제공 등 실질적인 혜택을 담은 패키지로 새 학기 수요 선점에 나섰다.

단순 편의 제공을 넘어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특화 객실 도입도 활발하다. 롯데호텔 제주는 침대와 소파, 욕실 등 객실 전반에 캐릭터를 입힌 ‘헬로키티 테마룸’을 운영 중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역시 ‘뽀로로’, ‘캐치! 티니핑’ 등 인기 IP를 객실에 도입해 가동률을 견인하고 있다.

   
▲ 한화리조트경주 뽀로로아쿠아빌리지./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인프라 구축을 통한 차별화 전략도 눈에 띈다. 한화리조트 거제 벨버디어는 약 1,120㎡(330평) 규모의 트램펄린 파크 등 대형 키즈 시설을 직접 운영하며 지역 거점 가족형 리조트로 안착했다. 캐릭터 객실과 키즈 라운지, 체험 프로그램 등 영유아 친화 시설을 전면에 내세워 가족 단위 여행객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전문 강사가 인솔하는 교육형 콘텐츠도 잇따르고 있다. 한화 프리미엄 리조트 ‘안토(ANTO)’는 부모 동반 없이 진행되는 산행 학습과 클라이밍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포시즌스 호텔 서울과 서울신라호텔 등도 전용 라운지를 통한 아트·쿠킹 클래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KIET) 등 업계에 따르면 국내 영유아 관련 산업 규모는 2012년 27조 원에서 2025년 5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매년 평균 5~8% 성장해온 흐름이다. 이는 출생아 수는 줄어드는 반면 아이 한 명을 위해 부모, 조부모, 지인까지 지갑을 여는 텐 포켓 트렌드가 확산하며 시장이 프리미엄화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영유아기 호텔에서 겪은 경험은 향후 성인이 된 뒤의 브랜드 선호도로 직결된"며 "VIB 마케팅은 단기적인 매출 증대 효과 외에도 미래의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브랜드 락인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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