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당에서 제명된 사람을 우리당 국회의원이 쫓아다녀...해당행위"
우재준 "한동훈, 우리 당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기 때문...힘 합치는 것"
정희용·신동욱 등 "용인할 경우 타 무소속 후보 돕는 행위 제어 안돼"
당내 분란 우려해 침묵 지키던 장동혁 "해당행위"...친한계에 경고장
송언석, 전날 비공개 의총서 친한계에 "국힘 당원으로서 잘못된 행동"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지도부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원게시판 사태'로 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한동훈 전 대표를 공개 지원하는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을 향해 "해당 행위"라고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 취재에 따르면 2일 오전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력을 모아야 할 시점에, 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출마 예정자를 지원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를 용인하게 되면 또 다른 무소속 후보를 돕는 사례가 나올 경우, 제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당권파로 불리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비공개 최고위에서 "당에서 윤리위원회의 제명 절차를 거친 사람의 행보를 지선 기간 중에 우리 당 국회의원들이 쫓아다니는 것은 매우 적절치 않은 해당 행위"라며 "이것이야말로 지방선거를 망치려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3.2./사진=연합뉴스


이는 한 전 대표의 대구 일정에 공개 동행했던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우 최고위원은 지난 25일부터 사흘 간 한 전 대표의 대구 일정에 동행하며 사실상 수행원 역할을 해왔다. 우 최고위원 외에도 당내 친한계로 불리는 배현진·박정훈·안상훈·정성국·진종오·김예지 의원 등도 한 전 대표의 대구 일정에 동행했다. 

이와 관련해 우 최고위원은 "(한동훈 전 대표가) 우리 당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기 때문에 우리당이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희용 사무총장과 신동욱 최고위원 등은 "이는 부적절한 행위가 맞다"며 "만약 이를 용인하면 앞으로 지방선거에서 기타 무소속 후보들이 출마를 할 경우 이를 우리당 의원들이 돕는 것을 제어할 수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분란을 우려해 발언을 자제해왔던 장 대표도 이날 "이는 해당행위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앞서 송언석 원내대표도 전날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친한계 의원들을 향해 "국민의힘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정당 활동에 있어서 잘못된 행동"이라고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송 원내대표는 "지난 총선 당시 최경환 무소속 후보와 조지연(경북 경산시) 당시 후보가 맞붙었을 당시 최 후보가 우리당 사람이었었고 개인적인 친분도 있었지만 무소속이었기 때문에 우리당의 조 후보를 지원했다"며 "대구에 간 건 잘못된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 25일 오후 대구 중구 교동을 찾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오른쪽)과 함께 대구 시내 거리를 살펴보고 있다. 2026.2.25./사진=연합뉴스

한 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 지역 재보궐선거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 간 대구에 머물며 대구 바닥 민심을 살폈다. 한 전 대표가 대구 재·보선에 출마하게 된다면 국민의힘 소속 후보와 경쟁 구도에 놓일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당 안팎에서는 무소속 한 전 대표를 공개 지원하고 있는 친한계를 향한 비판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상규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에서 제명된 인사와 함께하면 안 되는 데 최고위원(우재준)이라는 사람이 동행하는 건 대구 민심을 흔들어 놓은 행동, 분명한 해당행위"라며 "당 기강을 잡는 행동을 하는 게 맞다"고 징계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 당협위원장은 한 전 대표의 서문시장 방문 당시 동행한 친한계 의원들을 겨냥해서도 "민주당의 악법을 막기 위해서 밤새워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는 등 발버둥 치면서 싸우고 있는 이때 대구에서 시시덕거리는 건 진짜 엄청난 해당행위"라며 "이미 윤리위 제소문을 다 작성해 놓았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대변인을 맡고 있는 함인경 양천구갑 당협위원장도 26일 뉴스1TV '팩트앤뷰'에 출연해 우 의원을 향해 "한 전 대표는 지금 국민의힘 인사가 아닌데 당의 최고위원이라는 직함을 달고 (한 전 대표) 옆에서 수행한다는 건 누가 봐도 잘못된 것"이라며 "해당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본인에 대해 당원권 정지 1년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하기 앞서 한동훈 전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한 전 대표 왼쪽은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오른쪽은 안상훈 의원과 유용원 의원. 2026.2.13./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한 전 대표는 지난 2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자신에게 대구 곳곳을 소개하고 있는 우 청년최고위원을 비롯해 자신을 공개 지지하고 있는 친한계 의원 등에 대한 징계를 언급하고 있는 당권파를 향해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완장을 차고 죽창 든 앞잡이를 내세서 인민재판하는 것과 같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지난 1월 29일 '당원 게시판 사태'로 당에서 '제명'됐다. 당원게시판 사건은 2024년 11월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당대표 맡았던 시절, 그의 가족들이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방글을 작성한 사건이다. 앞서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30일 여론 조작 정황이 확인됐다며 해당 사건을 윤리위에 회부했다. 

이에 당 윤리위는 지난 1월 13일 오후 5시부터 6시간 넘게 회의를 진행한 끝에 14일 새벽 1시 15분쯤 A4 8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통해 "한 전 대표에게 중대한 윤리적, 정치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피조사인 한동훈에 대해 2026년 1월 14일 자로 제명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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