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한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연대파업에 앞서 13일 동시에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두 노조의 투표는 모두 가결될 것으로 전망이며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이 가결되면 23년만의 공동 파업에 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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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한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연대파업에 앞서 13일 동시에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현대중공업 노조 |
국내 자동차와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이들 노조가 같은 날 파업 찬반투표를 하는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올해 임금협상을 진행 중인 현대차 노조는 이날 전체 조합원 4만7000여 명을 상대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투표를 벌였다. 오전 6시50분 출근하는 울산공장 1조 조합원 1만3000여 명은 점심시간인 오전 10시50분부터 낮 12시10분 사이 투표했다.
또 오후 3시30분부터 일하는 2조는 오후 7시40분부터 8시20분 사이 투표한다.
노조는 울산공장과 전주·아산공장, 모비스, 판매·정비, 남양연구소 등의 투표함을 모아 밤늦게까지 개표, 14일 오전 결과를 발표한다.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하는 현대중 노조도 오전 6시30분부터 전체 조합원 1만6000여 명이 투표를 시작했다.
15일 오후 1시30분까지 사흘간 투표한 뒤 울산 본사 사내체육관에서 개표한다.
두 회사 조합원 가운데 투쟁을 준비하는 노조 집행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판단하는 인원이 많아 투표는 가결될 것으로 노사가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 노조의 임단협 관련 파업 찬반투표가 부결된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도 가결이 확실시 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5월17일부터 시작해 13차례 이어진 올해 임협에서 기본급 7.2%인 임금 15만2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성과급 지급, 일반·연구직 조합원(8000여 명)의 승진 거부권, 해고자 복직 등의 노조 요구안을 놓고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 노사는 5월10일 임단협 상견례에 이어 18차례 협상했다.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놓고 줄다리기하고 있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는 현대중공업 노조의 쟁의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다음주 중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파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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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노조도 22일 파업에 동참하면 1993년 현대그룹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현대그룹노조총연맹(현총련) 공동투쟁 이후 23년 만에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동시 파업을 하게 된다. /미디어펜 |
현대중공업 노조도 22일 파업에 동참하면 1993년 현대그룹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현대그룹노조총연맹(현총련) 공동투쟁 이후 23년 만에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동시 파업을 하게 된다.
두 노조의 동시 파업 추진은 일종의 '반(反)구조조정 노동연대'로 볼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조선 구조조정 과정에서 예상되는 해고나 임금삭감, 기타 조합원 기득권 상실이 전체 노동계로 확산될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가 전국 최대 사업장의 위세를 앞세워 반구조조정 선봉에 서는 데 대해선 여러 가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부득이한 주조조정이 필요한 시기에 무작정 파업으로 타협이 아닌 고집을 부리고 있는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는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행동이다”며 “노조는 회사가 살아야 직장이 보장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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