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씬짜오 베트남!" (안녕하세요 베트남!)
동남아시아 경제가 각광받는 가운데 주요은행들이 베트남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일찌감치 베트남 시장에 정착한 가운데 우리은행도 발 빠르게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베트남 경제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은 수익성 악화의 난국을 해외진출로 타개하려는 움직임이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은행들의 베트남 진출이 가속화 되고 있다. 최근 들어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금융기관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다. 이미 베트남에서 입지를 구축하기 시작한 신한은행의 아성에 우리은행이 도전을 하는 모양새로 경쟁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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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시아 경제가 각광받는 가운데 주요은행들이 베트남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일찌감치 베트남 시장에 정착한 가운데 우리은행도 발 빠르게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 |
신한은행은 이미 2009년에 일찌감치 100% 단독출자 베트남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을 개업했다. 당시 개업식 행사에는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비롯해 주 베트남 한국대사, 호치민 총영사는 물론 베트남 중앙은행 부총재까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현지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베트남 우수 대학생 4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해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6년이 지난 작년 말 기준으로 신한은행 베트남 현지법인은 565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그 전해인 2014년 221억 원의 2배가 넘는 큰 성과를 거둔 것. 신한은행의 모바일 플랫폼인 써니뱅크의 이용고객 숫자도 이미 2만4000여 명에 달한다. 신한베트남은행의 거래고객은 현재 40만명을 돌파했다.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통상 국내기업들이 개발도상국에 진출할 때에는 해당 국가 내 한국인들을 영업목표로 삼는 경우도 많지만 신한은행의 경우 현지고객 비중이 84%에 달한다"면서 "조용병 은행장 체제에서 현지화 테마가 더 힘을 받아 성과에도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와 같은 신한은행의 전략에 자극을 받은 듯 우리은행도 베트남 진출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특히 이광구 은행장이 해외 진출에 관심이 많아 현재 총 24개국 209개 점포의 해외 네트워크망을 확보한 상태다. 이 중에서 동남아시아에는 전체의 85% 수준에 달하는 178개 점포가 집중되어 있다.
특히 지난 2일 우리은행은 베트남 법인 설립을 위한 가인가를 획득하고 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목표는 9월 중 설립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하노이와 호치민 두 곳에만 지점을 두고 있던 우리은행은 현지 법인 설립을 계기로 동남아 시장 장악에 나선다는 복안을 가다듬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머니그램을 통해 베트남으로 해외송금을 하는 고객들을 위해 수취인에게 직접 배달해 주는 '머니그램 홈딜리버리 서비스'도 시작했다.
기타 은행들은 신한-우리의 '베트남전'을 지켜보면서 각자의 전략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국민은행은 하노이에 사무소와 호치민 지점을, KEB하나은행의 경우 하노이‧호치민 지점과 호치민 사무소를, 기업은행은 하노이‧호치민 지점을 이미 보유 중이다. 대구은행과 부산은행도 호치민 시에 사무소를 각각 두고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여전히 '개발도상국'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베트남은 현재 성장세 측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나라다.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베트남 인구가 9300만 명에 달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게다가 평균연령이 27세 수준이라 세계에서 가장 젊고 역동적인 나라"라고 베트남을 소개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견제' 측면에서 미국과의 외교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양국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기도 하다. 많은 전문가들이 당분간 베트남 경제가 호조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는 이유다. 한국에 대한 베트남 내 여론도 상당히 우호적인 편이라 한국기업들의 진출에도 큰 제약은 없다.
특히 국내은행들은 저금리 시대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의 난국을 해외진출로 돌파하려는 기대를 품고 있다. 베트남과 같이 비전을 가진 나라일수록 국내 은행들의 관심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국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사상 최저인 1.55% 수준에 그쳤지만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이 2배의 마진율이 가능하다"면서 "은행들이 너나할 것 없이 수익성 악화문제를 안고 있는 지금 베트남과 같은 차세대 성장국으로 진출하는 것만큼 좋은 대안은 없다"고 단언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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