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레슬링 김현우이 동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태극기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많은 생각이 오갔을 것이다. 4년간의 땀 흘린 보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유독 레슬링에서 나오는 편파 판정에 대한 항의였을 것이다.

김현우는 15일(한국시간) 오전 5시35분 남자 그레코로만형 -75kg 동메달 결정전에서 크로아티아의 보조 스타르체비치를 상대로 최종스코어 6대4로 승리하며 감격의 동메달을 따냈다.

   
▲ 레슬링 김현우가 14일(현지시간)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에서 열린 2016리우하계올림픽 그레코로만형 75kg급 동메달결정전에서 크로아티아의 보조 스타르체비치에게 승리하며 동메달을 확정짓고 있다./뉴스1

김현우는 억울하게 패자부활전으로 내몰렸다. 김현우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75kg 첫 경기에서 난적 러시아의 로만 블라소프를 만났다. 로만 블라소프는 2014 런던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 급 금메달리스트다. 이 경기만 이기면 사실상 금메달인 셈이다.

신은 김현우의 편이 아니었다. 아니 심판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는 것이 맞겠다. 10초를 남기고 패시브를 얻은 김현수는 들어 매치기를 성공하며 2점을 따내며 로만 블라소프에 1점을 앞서는 듯 했다.

하지만 심판은 김현우에게 2점 그리고 로만 블라소프에 1점을 주었다. 최종 스코어 5대7.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더욱 로만 블라소프에게 1점을 부여한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리고 4점짜리 기술을 2점으로 정정하는 추태를 부렸다. 

안한봉 대표팀 감독은 억울한 마음에 강하게 항의했다.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화면을 보더라도 김현우가 질수 있느냐는 제스추어를 써봤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억울하고 통곡할 일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항의가 아닌 반항을 해서는 김현우에게 도움이 되질 않았다. 김현우는 눈물겨운 패자부활전을 나서야 했다. 아직 동메달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현우만 겪은 일은 편파판정이 아니었다. 러시아의 로만 블라소프가 금메달을 따낼 때까지 어떤 검은 손이 작용했다.

로만 블라소프는 같은 날(한국시간) 카리오카 경기장2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의 스타세비와 준결승전에서 6대0으로 앞서다가 초크 기술에 걸려 실신했다.

분명 판정 오류였다. 어깨가 매트에 닿은 뒤 2초가 지나면 바로 지는게 레슬링 규정인데도 말이다. 이상하게 리우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에서 편파판정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다시말해 러시아의 로만 블라소프에게 금메달을 만들어준 추태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레슬링은 올림픽에서 퇴출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각종 특혜와 편파판정 논란 속에서도 살아났다. 반성해야 한다. 스포츠 정신은 페어플레이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은 세계레슬링연맹(UWW)에는 세르비아 출신 네나드 라로비치 회장과 러시아 출신 실무부회장 등 러시아파들이 주축이 돼 있고 이들이 모든 실권을 쥐고 있다고 알려졌다.

판정시비를 위한 비디오 판독 시스템도 검은 손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레슬링은 심판들의 판정 영향력이 절대적인 경기다.  

선수들은 올림픽을 위해 최소 4년 어쩌면 일생에 걸쳐 땀과 눈물을 흘린다. 이들의 인생 그리고 전부다. 아직도 스포츠 마피아와 같은 추태가 벌어지고 있는 작태가 남아있다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신 차려야 한다. 편파판정에 얼룩진 올림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전 세계인들이 지켜보고 있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이 퇴출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 마음 같아서는 없애고 싶지만 레슬링 선수들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올림픽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동메달을 딴 김현우 선수의 투혼은 대단한 일이다.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