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연식보다 운행 거리·공식 딜러 면허 소지자 확인 중요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합리적인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중고차시장에서 성능보장이 되지 않아 피해를 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더욱이 저렴한 가격의 매력적인 매물로 소비자를 현혹시켜 판매된 뒤 사후보장이 되지 않아 고초를 겪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 합리적인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중고차시장에서 성능보장이 되지 않아 피해를 보는 소바자들이 늘고 있다./SK엔카


서울시 동작구에 거주하는 박씨는 8월 인천에서 중고 승용차를 샀다가 피해를 봤다.

인터넷에서 시세보다 저렴한 차량을 보고 끌려 중고차 매매업체를 찾았지만 딜러는 "해당 차량은 시승 차량이라서 문제가 많다"며 다른 차량을 소개했다.

박 씨는 망설였지만 "믿을만한 차량"이라는 딜러의 말만 믿고 계획보다 많은 돈을 들여 구매를 결정했다.

하지만 수일 뒤 박 씨는 구매 차량을 정비소에 맡겼다가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엔진오일 누출 등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는 없던 문제가 발견된 것이다.

그는 업체에 보증수리를 요청했지만 업체는 "출차 당시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딜러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업체에 소속되지 않은 해당 딜러는 연락이 닿지 않아 박 씨는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됐다.

박 씨처럼 인천에서 중고차를 샀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2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1∼2015년 전국에서 발생한 중고차 피해 2228건 가운데 450건(20.2%)이 인천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881건(39.6%)이 발생한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피해 유형으로는 '성능 불량'이 144건(32%)으로 제일 많았으며 '사고정보 고지 미흡'이 82건(18.2%)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인천지역 중고차 매매업주들은 피해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 '미끼 매물'과 '단속을 피해 활동하는 무등록 업체와 딜러'를 꼽았다.

한 중고차매매업체 관계자는 "무조건 싸고 좋은 차는 없다. 중고차 가격은 같은 연식이라도 사고 이력과 과거 운전자 습성에 따른 차량 상태를 기준으로 결정된다"며 "그러나 구매자들은 가격에만 집착한다. 무등록 업체와 딜러들은 이를 놓치지 않고 악용한다"고 지적했다.

무등록 업체와 딜러들이 서로 짜고 조직적으로 사기 치는 행태까지 이어지자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인천시는 지역 중고차매매사업조합(인천중고차매매사업조합·인천엠파크매매사업조합)과 행정지도를 하고 있지만 피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 중고차 가격정보 사이트 홈페이지/온라인 홈페이지 캡처


인천중고차매매사업조합과 한국소비자원에는 중고차 피해 구제를 호소하는 민원이 하루 2∼10건 접수된다.

조경도 인천중고차매매사업조합장은 "무등록 업체·딜러들은 경찰과 지자체의 단속 기간을 피해 활동하기 때문에 중고차 피해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구매자들에게 적절한 차량 시세 정보를 제공해 터무니없이 싼 '미끼 매물'에 현혹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상적인 중고차 매매업체는 중고차량을 해당 지자체에 적절한 시세로 판매 신고한 뒤 매물로 내놓는다"며 "구매자들은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와 한국중앙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홈페이지 내 시세정보를 꼭 참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다른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매입 고객들 중 연식과 운행거리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웃돈을 주고 차량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쳐가며 타는 것이 차인 만큼 저렴한 차량을 구매후 차익만큼 고쳐서 탈수 있는 범위라면 그 차량의 컨디션이 더 좋은 차다"고 조언했다.

이는 중고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연식과 운행거리에 치중한 나머지 시새보다 비싸게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같은 연식에서 비교했을 때 시세보다 비싼 5만Km 주행차량보다 저렴한 10만Km 주행차량을 선택해 차익만큼 비용을 들여 고쳐놓은 차가 더 좋은 성능을 낸다는 말이다.

이 관계자는 또 "새차의 경우 메이커에서 품질을 보중해주지만 중고차의 경우 이런 보증을 받기 힘들다"며 "중고차를 선택할 때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양한 차종을 알아본 뒤 딜러의 말에 현혹되지 않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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