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대우조선해양 수사과정에서 적발된 홍보대행사 뉴스컴 관련 비리가 은행권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31일에는 SC제일은행과 금융지주가 압수수색을 받았다. 검찰은 '자료 확보' 차원일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씨티은행 등 거래내역이 있었던 금융사들은 수사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팀은 지난 달 31일 서울 종로구 SC제일은행과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펼쳤다. 박수환 뉴스컴 대표가 구속된 가운데 두 금융사가 뉴스컴과 거래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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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 수사과정에서 적발된 홍보대행사 뉴스컴 관련 비리가 은행권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
앞서 검찰은 박수환 뉴스컴 대표가 정관계 주요 인사들에게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를 해주겠다고 제안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박 대표는 2009∼2011년간 대우조선으로부터 홍보대행비나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20억 원가량을 챙겼으며 이 혐의로 결국 지난달 26일 구속됐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알려진 뉴스컴의 이 방식은 지속적으로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가 언론인, 법조인, 기업인 등 사회 고위층 인사들과 쌓은 탄탄한 인맥을 무기로 삼아 위기를 맞은 대기업에 '컨설팅'을 제안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뉴스컴의 영업방식 그 자체가 비리의 연결고리가 된 셈이기 때문에 자연히 뉴스컴의 '거래목록'은 혐의 대상으로 부상했다. SC제일은행과 KB지주에 대한 이번 압수수색 역시 그와 같은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다.
둘 중에서 뉴스컴과 보다 많은 거래를 한 것은 SC제일은행이다. SC제일은행은 2000년대 중반부터 2014년까지 거의 10년간 뉴스컴과 홍보대행 계약을 맺고 각종 사업을 추진했다. 자연스럽게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에서도 주요 '타깃'이 됐다.
SC제일은행 측 관계자는 "압수수색 시간이 긴 것일 뿐 별다른 이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은행권 전반적으로 긴장감이 감도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한편 KB지주는 2009년 단 1건의 거래만으로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이 시기 해외 글로벌 지주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뉴스컴과 거래를 한 정황이 포착된 것.
KB지주 관계자는 "2009년 거래를 제외하면 접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별다른 파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한편 씨티은행 또한 2005~2006년경 뉴스컴과 복수의 홍보계약을 맺은 사실이 있어 검찰 수사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홍보조직이 탄탄하게 갖춰지지 않은 신생 외국계 기업과 주로 작업을 진행한 게 뉴스컴의 영업방식이었던 만큼 기타 외국계 회사들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진행된 압수수색에 대해 "박 대표 수사와 관련한 자료 확보 차원(의 압수수색)이며 이들 업체나 기업이 수사대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우조선 경영진과 산업은행 수뇌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수사방향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은 당분간 금융권에도 다소 간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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