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민주화 이후 30년…억대 연봉도 모자라 거리 투쟁 탐욕 눈살
   
▲ 윤서인 만화가
시위대와 노조에게는 고맙지 않다

난 라면을 끓일 때 마다 라면을 발명한 할아버지가 고맙고, LED 등을 켤 때 마다 LED를 발명한 과학자가 고맙다. 삼성 갤럭시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만질 때 마다 이렇게 좋은 제품을 세상에 내놓은 수많은 엔지니어, 기획자들이 다 고맙다.

세계 어느 나라에 내 놓아도 뒤지지 않는 도시와 거리를 볼 때 마다 흙바닥에서 고생했던 부모님 세대들과 그들을 리드했던 지도자가 떠오르고 참으로 고맙다.

내 아랫배에 있는 복막염 수술 흉터를 볼 때 마다 날 치료해서 살게 해준 의사 선생님이 눈물 나게 고맙다. 대한민국에서 멀쩡하게 하루를 영위할 때 마다 이 덥고 추운데 고생하고 있을 군인들이 너무 고맙다.

이 외에도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다. 하루 종일 고마워해도 모자랄 판이다.

하지만 2016년에 깃발을 휘두르며 거리에서 경찰과 싸우는 민주주의(?) 투사들에게는 솔직히 별로 고마운 점이 없다. 억대 연봉 받으면서 이 세상에 자신이 가장 억울한 것처럼 울고불고 투쟁하는 유명 노조들한테도 고마운 점이 전혀 없다.

사람이 먼저다, 인간의 존엄성이 우선이라는 다른 누군가처럼 막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힘내세요’라며 따뜻한 맘으로 바라보고 싶으나 그들에게 어떤 점을 고마워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 2016년에 깃발을 휘두르며 거리에서 경찰과 싸우는 민주주의(?) 투사들에게는 솔직히 별로 고마운 점이 없다. 억대 연봉 받으면서 이 세상에 자신이 가장 억울한 것처럼 울고불고 투쟁하는 유명 노조들한테도 고마운 점이 전혀 없다./사진=연합뉴스


내 삶이 그들로 인해 정말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나아진 것이 있는가 뭐라도 찾아보려고 애써 보지만 도저히 찾지 못하겠다.

1987년 민주화가 된 이후 30년이 지났다. 아직도 광장에서 구호를 내지르며 시위하는 누군가보다 내가 버린 음식쓰레기를 치워주시는 아저씨들이 백만 배는 더 귀하고 고맙다. 내가 눈 응가를 치워주시는 아저씨들이 억만배는 더 귀하고 감사하다.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세상이다. 마음에서 고마움이 우러나온다. 그분들을 길에서 뵐 때마다 인사드리고 캔커피라도 하나씩 건네야겠다. /윤서인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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