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서류작성 미비한채 은행 매도…정치성향과 무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종북 논란'에 휩싸였던 재미 활동가 신은미 씨가 국민은행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해 국민은행 측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선 11일 신은미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수해를 입은 북녘동포 돕기 성금의 인출을 거부하는 국민은행'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 신은미 씨 페이스북 캡쳐
신 씨는 "함경북도 수재민들을 돕기 위한 성금을 보내주신 남과 해외의 동포여러분 그리고 외국인 여러분 고맙습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한국의 국민은행이 제 개인계좌로 입금된 성금의 인출과 송금을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신 씨는 "저의 은행계좌는 통장과 도장 그리고 비밀번호를 갖고 계신 한국의 제 어머니께서 관리하셨으며 송금과 인출을 아무런 문제없이 할 수 있었다"면서 "북녘동포 돕기 모금인 것을 알고 있는 은행 측은 위임장과 심지어는 '자금활용계획서'라는 걸 요구하며 거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신 씨는 "이곳 미국에서 공식 위임장을 작성해 공증과 확인(아포스티유)을 거쳐 이 일을 법무법인에 위임했다"면서 "이번에도 은행은 까다로운 핑계를 대며 송금을 거절하고 있다"고 국민은행을 거듭 비판했다.

신 씨는 "중국에서 쌀을 구입해 북한으로 보내는데 예상치 못하게 시간이 걸리고 있는 터에 국민은행의 인출거부로 더 늦어지고 있다"면서 "국민은행은 속히 저의 개인계좌에 있는 예금을 피위임자가 인출할 수 있도록 해 주기를 바란다"며 글을 맺었다.

이 글은 페이스북 이용자 약 530여 명의 '좋아요'를 얻었고 70회 가까이 공유되며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다. 90개가 넘게 달린 댓글에는 "국민은행 거래중지합니다" "국민은행 OUT" 등 은행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이 올라왔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국민은행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은행 측 고위 관계자는 "신은미 씨가 표현한 '이런저런 사유'는 없고 그저 서류가 미비해 (인출업무) 진행을 못했을 뿐"이라면서 "위임장 서류만 정확하게 갖추면 될 일을 굳이 공론화하며 은행을 매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신 씨가 언급한 '자금활용계획서'라는 서류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은행 측 관계자는 "특정금융정보법이 명시한 서류만 제출하면 될 일"이라면서 "금융거래를 하는 사람 전부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법률을 신 씨에게도 요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 씨 측이 제출한 위임장이 서류 미비 등 규정과 맞지 않아 법률에 의해서 업무처리 한 부분을 정치성향과 관련지어 호도하는 건 황당한 얘기"라고 덧붙였다.

신 씨는 2014년 11월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신은미&황선 전국순회 토크문화 콘서트'에서 북한 체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해 보수단체로부터 국보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인물이다. 국보법 위반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법무부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의해 강제퇴거(출국) 처분을 받아 5년간 재입국이 금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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