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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
1일 대검찰청 청사에 굴착기가 돌진해 이를 막아서던 경비원(대검 방호원)이 옆구리 다리 등 중상을 입었다. 차단기를 부수고 현관까지 진입한 굴착기에 대검 출입문이 부서지고 운전자는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테이저건으로 굴착기 운전기사인 피의자를 제압했다. 연행되어가던 피의자는 최순실을 언급하며 횡설수설했다.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난 31일 오후 3시 최순실 씨가 출두하는 대검찰청 현장에서 한 일반인이 인분을 뿌리기까지 했다. 격앙된 민심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 답 없는 분노는 법치주의를 무너뜨린다. 죄인은 법정에서 가려진다.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 죄가 있다면 그 죄가 무엇인지 낱낱이 밝히는 과정이다.
최순실의 비선실세 여부도 판가름 나지 않은 상태다. 31일 언론 플래시 앞에 출두할 때에는 "죽을 죄를 지었다"고 되뇌었지만 대검찰청 조사관들 앞에서는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관련 4개 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검찰이다. 시시비비는 검찰이 밝혀낼 몫이다.
최순실의 아비 고 최태민이 박근혜 대통령의 젊은 시절, 라스푸틴 역할을 했다는 일각의 보도는 선동이고 허구다. 미 정보당국의 문서 일부 문장만을 왜곡 편집, 오역한 언론 탓이다. 미 정보당국의 해당 문서를 읽어보면 ‘MB 측에서 그러한 루머를 유통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되어 있다. 아바타, 라스푸틴, 인형놀이 등 각종 지적은 카더라 통신이다. 별의별 설이 오가지만 입증된 것 하나 없다. 무당이라는 손가락질도 2000년부터 교회를 등록해 15년 넘게 다녔던 최순실의 행실만을 보면 마녀사냥 프레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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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가 10월 31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모자와 안경을 쓰고 도착했다. 시위하는 시민과 기자단을 거쳐 검찰 청사 안에 들어선 최순실 씨. 안경과 모자가 보이지 않는다. 최순실 씨는 신발 한 짝이 벗겨지기도 했다./사진=연합뉴스 |
지금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일은 투명한 사회로 가기 위한 하나의 진통이라 믿는다. 잘못된 것을 이성적으로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개인의 전횡으로 좌지우지되는 전체주의 독재국가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시장경제로 굴러가는 이 나라의 장점은 틀린 것을 발견하면 고치고 끊임없이 수정해 나가는 데 있다. 여러 번 헌법 개정을 하기도 했다. 1948년 건국 이후 지난 대한민국의 70년사를 돌이켜 보면 자명하다.
언론이 검증 없이 던지는 무책임한 글들이 사회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헌법 위에 국민정서법이 서있다. 여과되고 정제된, 검증된 것만 기사화하기 보다는 선동적인 언어와 무절제한 단어 사용으로 유언비어가 난무한다. 종범인 최순실 말고 진범 대통령의 주리를 틀라는 얼토당토 않는 말들이 횡행한다.
법해석을 엄격히 적용하면 (유죄가 입증된다 하더라도) 최순실은 5년 형만 살고 나올 수도 있다. 통진당 RO 등을 통해 내란선동 죄로 형을 살고 있는 이석기도 징역 9년에 불과하다. 최순실에게 적용이 거론되는 범죄 혐의만 횡령·배임 등 10여개에 달하지만 어디까지 사실 규명이 가능할지 모른다. 지금은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할 때다. 물리적 폭력을 부르는 섣부른 분노는 광우병 사태 당시의 비이성적 광기와 다를 바 없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김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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