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장서 "가족과 성찰 기회…국가 발전 위해 10년간 경험 사용"
[미디어펜=정광성 기자]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0년간 '세계의 대통령'을 마치고 11일(현지시간) 뉴욕 JFK공항을 떠나 귀국길에 올랐다. 

이날 반 총장은 부인 유순택 여사와 사무총장 시절 경호원 2명, 수행비서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에 몸을 싣고 인천국제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반 총장은 출발 전 귀국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슴이 벅차고 설렌다"며 "국가 발전을 위해 10년간의 경험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면도 많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 3일부터 미국 동부 애팔래치아 산맥의 한 산장에 머물며 "가족과 함께 깊이 성찰하는 기회를 가졌다. 또한, 지인들을 만나 어떻게 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가장 잘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뇌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반 총장은 동생과 조카가 뇌물 주려 혐의로 기소된데 대해 "깜짝 놀랐다. 가까운 가족이 연루된 것에 당황스럽고 민망스럽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면서 "사법적인 절차가 진행 중이니까 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번에 말씀드린 대로 아는 것이 없었다. 장성한 조카여서 사업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었고, 만나지도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연합뉴스


마포에 마련된 반 총장 캠프에서는 귀국을 하루 앞두고 이도운 대변인이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반 전 총장의 본격 행보를 시사한 것은 반 총장의 귀국으로 본격 대선 레이스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이 대변인은 귀국 메시지와 관련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을 해명하고 국민화합과 국가통합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다음 날인 13일에는 첫 공식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방문하고 캠프 관계자들과 회의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14일에는 충북 음성의 부친 선영과 충주에 사는 모친을 방문하고 음성 꽃동네도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서문시장, 부산 유엔묘지, 전남 진도 팽목항, 경남 진해 봉하마을, 광주 5·18 민주묘지 등을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정세균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등 삼부 요인을 찾아 귀국보고를 할 예정이며, 기회가 된다면 국민을 상대로 하는 귀국보고도 한다는 계획이다.[미디어펜=정광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