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올해 세계금융계의 '블랙스완' 이슈로는 미국 연준(Fed)의 급격한 금리인상,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등이 꼽혔다.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하면 올해 금융계 역시 전반적으로 혼탁한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됐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23일 '2017년 글로벌 돌발 리스크 점검' 리포트를 발표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올해 세계 경제 9가지 블랙스완' 이슈였다. 블랙스완(black swan)이란 발생 가능성은 작지만 상당한 파장이 우려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경제사상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저서 제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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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23일 '2017년 글로벌 돌발 리스크 점검' 리포트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
국제금융센터는 우선 작년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결정과 하반기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높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두 이슈는 발생 직전까지도 전문가들 다수가 예측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도 이와 같이 예외적이면서도 파장이 큰 블랙스완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국제금융센터의 경고다. 이번 리포트는 미국 연준(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 미국과 중국의 경제‧군사적 대립, 중국 위안화의 급격한 평가절하 등 미국과 중국 관련 이슈 등을 주요 '후보'로 꼽았다.
현재 금융시장은 미 연준이 올해 금리를 2회 정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개선상황에 따라 3회 이상 인상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는 게 국제금융센터의 진단이다. 이 경우 국제금융계는 물론 가계부채 1300조원을 넘어선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엄청나게 클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를 얼마나 거세게 밀고 나올지도 큰 변수다. 현재 분위기대로 '강경책'을 들고 나설 경우 미중 간 무역 마찰 위험이 제기된다. 현재 중국은 가을철 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강한 리더십' 구호가 나올 확률이 얼마든지 있다. 심지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등이 가미될 경우 미중 간 외교적 긴장도 높아져 경제적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덧붙여 위안화 가치 변화도 큰 관심사다. 금융시장에선 중국이 올해 위안화를 5% 정도의 안정적 약세를 유도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2015∼2016년과 같은 급격한 절하가 진행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질 수도 있다.
북핵 리스크 역시 문제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감행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때와 얼마나 다른 반응을 보일지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상태다.
이 밖에도 리포트는 유로존‧일본‧영국의 통화긴축, 르펜의 프랑스 대통령 당선, 국제유가 급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도발, 유럽의 대형테러 발생 등도 블랙스완 이슈로 꼽았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9대 돌발 리스크는 발생 가능성이 낮아 기본 시나리오에 포함되긴 어렵지만 리스크 대부분이 정치적 요인"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주요국의 국내 상황과 국제관계 변화에 적극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를 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기존 12회에서 연 8회로 줄였다. 이와 관련해 경제적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의 대응력을 낮출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특히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언제쯤 해소될지 지금으로선 전혀 예측되지 않기 때문에 불안감이 더욱 큰 상태다.
한은 측은 기준금리 결정이 없는 올해 3월, 6월, 9월, 12월에는 '거시 금융안정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변동성에 대응하겠다는 대안을 세웠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기준금리 외에도 시장과의 소통범위를 넓힐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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