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지분 많아 그룹서 노골적 밀어주기...888개 매장 중 497개 신세계 계열에 입점
   
▲ 신세계 강남점에 입점한 스튜디오 톰보이 매장./신세계인터내셔날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신세계그룹의 패션 사업을 맡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신세계인터)이 그룹의 대폭적인 '밀어주기'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인터가 진출한 매장 중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 입점한 비중은 과반을 차지한다. 

신세계인터는 패션업 불황에 직접 제조에도 뛰어들고 있으며 화장품과 라이프스타일 쪽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몇 년째 정체된 매출 성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인터의 주력인 해외패션 부문 매출은 지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패션 계열사인 신세계인터가 그룹의 대폭적인 밀어주기에도 불구하고 정체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당초 신세계백화점 내에서 해외 명품의류 등을 수입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사업부로 출발했던 신세계인터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디젤 등을 수입해 국내에 전개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패션 브랜드사업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사업 등에 주력하고 있다.

그룹이 신세계인터를 지원하는 방식은 백화점이나 마트에 신세계인터에서 전개하는 브랜드들을 손쉽게 입점시킨다. 백화점의 '명당자리'는 신세계인터에서 전개하는 브랜드들이 대부분이다.

신세계인터가 전개하는 '아크네스튜디오'는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에 입점해 있고 '알테아'(강남점), '맨온더분'(강남점, 대구점, 센텀시티점), '알렉산더맥퀸'(강남점) 등도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입점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인터에서 전개하는 브랜드들은 그룹에서 몸집을 키운 이후 여타 백화점으로 커나가는 방식이다. 

특히 신세계인터에서 전개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거의 100% 신세계 계열 유통망을 기반으로 고성장을 하고 있다. 국내 자주 매장 150개 중 148개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내에 입점해 있다. 신세계 계열 이외에 입점한 곳은 용산 아이파크몰과 구로 마리오아울렛이 전부이다.

신세계인터에서 수입하는 바이레도 향수 역시 갤러리아 압구정점과 롯데백화점(본점,잠실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세계백화점에서만 판매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신세계인터의 유통망 888개 중 백화점, 마트 등을 포함한 신세계 계열 유통망은 497개로 과반을 차지했다.

더군다나 신세계인터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과 수입대행용역, 물류대행용역, 임대계약, 경영제휴계약 등을 모두 '수의계약'으로 진행하고 있다. 수의계약은 경쟁계약의 반대 개념으로 적당한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해 맺는 계약 방식이다. 

이처럼 신세계그룹에서 신세계인터를 지원하는 이유는 그룹 계열사이기도 하지만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21.68%) 및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0.11%),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0.43%) 등 오너 지분이 많은 계열사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신세계인터에서 전개하는 돌체앤가바나의 청담 매장 건물도 이명희 신세계그룹 개인 소유이다. 결국 신세계인터에 대한 그룹의 지원은 오너들을 지원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럼에도 신세계인터의 실적은 기대치를 하회하고 있다. 2014년 별도기준 8000억원 매출을 넘어선 신세계인터는 지난해에도 8000억원 매출을 벗어나지 못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4년 207억원에서 2015년 170억원을 기록해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됐다. 주력인 해외패션부문은 2014년 4200억원에서 2015년 3920억원, 2016년 3710억원으로 지속 매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대에 불과하다.

신세계인터 관계자는 "자주가 이마트에 많이 입점돼 있는 이유는 이마트에서 자주를 인수할 때부터 입점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신세계 계열 이외에도 입점을 하려고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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