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분토론에서 '대한민국 건국일은?'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했던 적이 있다. 여기서 한 토론자는 이영훈 교수님의 칼럼 '우리도 건국절을 만들자’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미국에도 건국기념일이 있으니 우리도 건국기념일을 만들자”는 의견에 대해 비판했다.

이 교수님이 본 것은 미국의 건국기념일이 아니라 독립기념일이기에 우리입장에서 미국과 같은 독립기념일은 3.1절이라는 것이다. 미국이나 대한민국 모두 독립을 선언한 것은 맞다. 하지만 뒤에 이어지는 과정은 서로 상반되었다. 미국은 바로 나라를 세웠고 우리는 중국 상해에 임시로 국가역할을 하는 기관을 세웠다. 필자는 이에 대한 의견을 적어보았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은 1776년 3월 4일이다. 이 날은 제 3차 대륙회의에서 독립을 선언하였다. 대륙회의는 영국의 식민지였지만 자치주였던 미국의 대표들이 모여 만든 곳이다. 그 당시 식민지 미국은 일정부분 자치가 있었다. 그러나 영국 본국이 식민지 미국에 대해 과도한 세금을 징수했다. 이에 식민지 미국은 저항을 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독립을 선언한다.

미국은 식민지였지만 자치주였던 영토에서 독립을 선언한 것이다. 자치주에 살던 사람이 있었기에 그들의 대표가 있었다. 영토에서 자치주 대표들이 그곳에 살던 주민들에게 통치권이 있었다. 미국은 독립선언을 할 때 그들의 영토, 주권, 국민이 있었다.

 

우리는 3월 1일 태화관에서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을 선언했다. 그러나 미국처럼 우리 영토에서 건국을 하지 못했다. 그 대신 일제의 식민통치를 부정하며 세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중국 상해에 세워졌다. 남의 나라 영토에 세운 것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중국에 있었기에 다스릴 국민도 없었다.

따라서 영토가 없으니 국민이 없고 국민이 없으니 주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국가의 3요소를 갖추고 있지 않았기에 국가로 볼 수 없다. 단지 대한민국임시정부 헌법에 국가로써 할 일을 명시해놓았기에 임시로 국가역할 하는 단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독립기념일과 조금이나마 비슷한 상황이라면 한성정부 수립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성정부는 3월 1일 독립선언 이후 4월 2일 인천에서 정부조직과 헌법기틀을 만든다. 4월23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13도 대표는 한성정부수립을 선포한다.

일제의 식민통치를 부정하면서 세운 것이다. 우리 영토에 한민족을 대표하는 임시로 국가역할을 하는 단체가 세워진 것이다. 미국과 다른 점은 안타깝게도 일제에 의해 우리영토에서 통치권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 이후 한성정부는 일제의 삼엄한 감시로 인해 활동을 못한다. 1919년 9월 6일 한성정부는 중국 상해의 대한민국임시정부와 통합한다.

 

우리도 미국과 같이 독립을 선언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는 3월 1일 독립선언 이후 서울에 세워진 한성정부가 그 명맥을 이어가야 했다. 그러면 3월1일이 독립기념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은 한성정부는 상해의 대한민국임시정부와 통합하면서 사라졌다.

우리 영토에서 우리 힘으로 나라를 세운 것은 1948년 8월 15일 이다. 이날 중앙청에서 전 세계에 우리의 독립을 알렸다. 바로 8월 15일이 우리의 독립기념일이다. /강영모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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