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 시흥캠퍼스 설립을 둘러싸고 소화기와 소화전, 사다리차가 동원된 물리적 충돌이 서울대 학생들의 본관 농성 해제로 막을 내렸다.

   
▲ 지난 11일 서울대 본관에서 학교 측과 학생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소화기를 분사했고, 학교 측은 소화전으로 맞붙었다./사진=서울대학교 제공


서울대 본부점거본부는 11일 오전 7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해제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시흥캠퍼스 설립을 반대하며 본관을 점거한지 153일 만이다. 

서울대와 학생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 교직원 400명과 사다리차 3대를 동원해 본관 옥상과 정문 등을 통해 진입했다. 당시 농성 중이던 30명 가량의 학생이 건물 밖으로 쫓겨났다. 하지만 이들은 소화기를 사용하며 재진입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교직원들은 소화전으로 응수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 한 명이 정신을 잃고 일부 학생들이 찰과상을 입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상황에 대해 학교와 학생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렸다. 서울대 본부검거본부 측은 직원들이 학생들을 건물 밖으로 내던지고 물대포를 뿌리는 등 반인권적인 행위가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학교 측은 행정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또 소화전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문을 부수고 다시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터진 소화기 분말을 물로 제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학생 측이 본부검거본부를 해산하며 농성은 일단락됐지만 13일 시흥캠퍼스 추진 저지 집회 등 반대 움직임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2018년 3월부터 경기도 시흥에 캠퍼스를 조성할 예정이다. 4차 산업 육성을 위해 만드는 '시흥캠퍼스'는 시흥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한라건설이 비용을 지원한다. 이에 대해 일부 학생들이 소통부재, 공공성 회복 등을 이유로 지난해 10월10일부터 농성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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