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보유한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소멸시효 완성채권이 다음달까지 소각되며 채무자들은 새 삶을 찾게됐지만, 이들 금융사들은 시장에서 까막눈이 될 판국이다.

또한 이번 소멸시효 완성채권 소각으로 인해 이들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준비해야 할 대손충당금도 늘어날 것으로전망된다. 

   
▲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27일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보유한 약 2조4571억원 규모 소멸시효 완성채권 72만9447건이 다음달 소각된다고 밝혔다.

KB국민카드, 신한카드, 삼성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가 부실채권 67만879건, 2조2537억원 어치를, 현대캐피탈, 하나캐피탈, 롯데캐피탈, 효성캐피탈 등 18개 캐피탈사가 부실채권 5만8568건, 2034억원 어치를 소각한다.

이에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권·금융공기업에 이어 여신금융업권에서도 2조4000억원 규모 채권이 소각되고 72만명 이상에게 경제적으로 새 출발 계기를 마련해 드렸다는 것이 뜻깊다"고 전했다.

반면, 각 개별사의 입장에선 신분이 세탁된 고객들이 다시 시장에 진입하며 부실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확률적으로 금융 사고를 일으킨 사람이 또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에선 이러한 사람들을 관리해 한도나 이자율 등의 불이익을 차등 적용해 리스크 관리를 해야하는데 정부에서 고객의 신분을 세탁해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금융사들은 양질 고객을 관리하고 리스크를 막는데 힘써야하지만 현재는 부실에 대한 리스크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갈수록 카드사의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객이 대출금을 갚지 않았을 때를 대비해 이들 금융사에서 준비해야하는 대손충당금에 대한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신용도가 확인되지 않은 고객들의 유입으로 대출 상환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금융사의 대손충당금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기업만 손해를 입는 것이 아닌 신용적 측면에서 성실했던 일반 고객의 입장에서도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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