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국내 자동차 부품사의 3분기 실적이 연쇄 부진의 덫을 벗어나지 못했다. 주요 고객사인 완성차 업계의 부진한 실적 여파로 부품업계도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만도 등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3분기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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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전경 /사진=현대차 제공 |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만도의 경우 올해 3분기 매출 1조3503억원, 영업이익 6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0.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7.4%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은 4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만도의 실적 감소는 판매하는 제품 중 50% 이상이 현재 현대·기아차에 납품되고 있다는 점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현대·기아차가 어려움에 빠지자 만도 역시 실적 부진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도 현대·기아차의 부진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현대·기아차가 중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보복 여파로 실적이 나빠지자 여기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도 유탄을 맞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올 1~9월(연결실적 기준) 매출액 26조3229억원, 영업이익 1조705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5.9%, 23.3% 감소한 수치다. 3분기만 떼놓고 보면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0.1% 줄어든 8조7728억원, 영업이익은 24.6% 감소한 5444억원이다.
현대모비스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중국법인 실적 부진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중국법인은 사드 문제가 본격화된 2분기부터 매출이 줄며 적자 전환했고, 현대모비스도 2분기 영업이익이 37.2%나 급감하며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5000억원 아래(4924억원)로 떨어지기도 했다.
현대·기아차의 엔진과 변속기 등을 제작하는 현대위아 역시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현대위아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10.4% 증가한 1조925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76.4% 감소한 151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11년 상장 이후 가장 저조한 분기 실적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 부진, 서산 디젤 공장과 멕시코 공장의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완성차 판매가 부진할 경우 그룹사 전체가 타격을 받는 수직계열화 구조로 이뤄져있다. 중국 사드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그룹 계열사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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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중국법인 베이징현대가 출시한 '올 뉴 위에동' /사진=현대차 제공 |
이에 업계는 하반기 신차 효과와 신흥국 회복 등으로 현대기아차의 회복세가 예상될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기아차 실적 호전은 자연스럽게 부품사들의 실적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 9월부터 잇따라 전략 신차를 출시하고 빅데이터센터를 여는 등 본격적인 ‘시장 탈환’ 작전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중국 7대 도시에 '올 뉴 루이나'를 출시했고, 기아차 중국법인 둥펑위에다기아도 중국 주요 13개 도시에서 전략 신차 '페가스' 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해외 첫 빅데이터센터를 구이저우(貴州)성에 구축 완료하고 중국 2대 통신사인 차이나 유니콤과 함께 중국 고객 맞춤형 커넥티드카 서비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현대·기아차 3분기 중국판매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 9월 현대, 기아차의 중국 판매는 지난달 대비 60%, 74% 증가하며 회복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지난해 동기 대비 65%에 달했던 월별 감소폭이 8월에는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부품업계는 사드 보복 속에서도 현대차가 신차 투입과 함께 적극적인 판촉 활동을 펼치고 최초의 제품개발본부를 중국 현지에 출범하는 등 현지화 노력이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의 사드 장막이 걷히는 점도 부품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중국 항공사들이 잇따라 중단됐던 한중 노선을 재개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사드배치 당위성을 설명하고 사드보복을 철회해 달라고 정식으로 요청할 것이라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또 트럼프 방중에 이어 열릴 아·태 경제협력회의(APEC)에서는 시진핑 주석과 문재인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한중 관계가 당장은 회복되기 힘들겠지만 하반기 경제 이벤트를 계기로 사드보복이 풀리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형성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으로 판매가 반토막이 났던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 판매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며 "신차 출시, 현지 투자 강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부품업계 또한 중국 사업에서의 수혜도 점쳐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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