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정유업계, 지난해 이어 올해도 호실적 전망
철강업계, 공급과잉·수입규제 등으로 난항 예상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석유화학·정유·철강 등 산업계가 신년인사회를 진행중인 가운데 각 업계의 올해 전망이 담긴 건배사가 주목받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업계는 각각 지난 17일·23일·15일에 신년인사회를 열고 서로를 격려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석화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왼쪽부터) 이규정 여천NCC 사장·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인호 산업부 차관·허수영 롯데케미칼 부회장·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석화업계 "무술년 원더풀"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은 서울 중구 소공동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석화업계 신년인사회'에서 "무엇이든 술술 풀리고 더 많이 풀리길 바라는 뜻을 담았다"면서 "건배사는 '무술년 원더풀'로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석유화학업계는 올해 북미와 정유업계발 공급과잉과 반덤핑 과세를 비롯한 수입규제 증가 및 중국·인도 등 국가들의 자급률 향상을 비롯한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기 회복으로 제품 수요가 늘어나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국제유가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빠듯한 수급으로 원가 대비 제품 가격이 높게 형성됐으며, 원유 및 미 셰일가스 증산 등이 가격 상승을 억제해 실적 악화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도 해외 시장 개척 및 아크릴산과 고흡수성 수지를 비롯한 고부가 제품 투자·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수출 시장 다변화와 실적 개선 등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이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을 분해해 에틸렌을 만드는 미국 업체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석유제품인 납사를 원료로 사용하는 국내 업체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2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에너지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왼쪽부터)이재훈 SK가스 대표·조경목 SK에너지 대표·알 감디 에쓰오일 CEO·조현수 한화큐셀코리아 대표·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김효석 석유협회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정유업계 "기회 잡자"

자신의 한국어 이름을 '오수만'이라고 소개한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2018 에너지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지난해 에너지업계는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알 감디 CEO는 "지난해 산업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긍정적인 업황 덕분에 기회를 포착했으며, 올해도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건배사로 "기회 잡자"를 외쳤다.

지난해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4.3% 증가한 4억7232만배럴의 석유제품을 수출해 원유수입액의 56.4%를 회수했으며,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7조8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운송비 등을 제외한 것으로 통상적으로 4~5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며, 이번달 3주 기준 5.9달러로 집계됐다.

아울러 최근 석화·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비정유부문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업황이 경기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비정유부문 영업이익 확대로 수익 개선을 노린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 15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18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왼쪽부터) 송재빈 철강협회 상근부회장·손봉락 TCC동양 회장·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이순형 세아제강 회장·김창수 동부제철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철강업계 "사랑은 넓게, 우정은 깊게, 이상은 높게"

철강업계는 미국과 중국 등 무역상대국의 반덤핑 과세·세이프가드 조치 등 통상압박이 강화되고 원화강세 지속 및 자동차·조선을 비롯한 수요산업의 수익성 등을 이유로 올해 업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김창수 동부제철 사장은 서울 강남구 포스코 센터에서 열린 '2018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밝고 희망찬 얘기를 해야 하는데 앞에 높인 상황이 어렵다"며 이같은 건배 제의를 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제 철광석은 지난해 11월17일 대비 21.4% 증가한 75.69달러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같 유연탄 가격은 106.92달러로 12.8% 증가해 원가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 업체들이 설비 합리화를 통한 생산성 증대와 인수합병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 공급과잉 심화가 예상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중국에서는 바오산강철과 우한강철이 바오우강철로 통합, 조강능력을 기존 6000만톤에서 1억톤으로 늘릴 계획이며, 허베이강철도 셔우두강철과 합병해 기업 규모를 키웠다. 일본에서도 신일철주금이 닛산제강을 합병해 신일철주금·JFE스틸·고베제강 등 3사 체제가 확립됐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국내에서는 정부의 고용 주문과 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한 채권단의 기업회생 등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화·정유·철강 업계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법인세를 인하하는데 우리나라는 인상해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으며,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등 투자를 저해하는 정책들을 펴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통상압박 관련 민관 협동대응·탄소배출권 제도 현실화·공급과잉에 대비한 구조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