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부가 현재 발전 비중이 16.9%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오는 2030년 18.8%로 늘리기로 한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수요 증가 등으로 LNG 가격이 지속적으로 인상되고 있어 전기료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2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3월 인도분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는 등 국제유가가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OPEC 산유국들의 감산 연장·세계 경기 회복 및 북미 지역 한파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증가·중동 정세 불안·달러화 약세 등에 의한 것으로, 국제유가에 연동되는 LNG가격 역시 상승추세에 있어 지난해 kWh당 147.41원까지 오른 LNG 발전 원가가 더욱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중국이 환경오염 억제 및 공급과잉 해소 등을 이유로 석탄 사용을 줄이고 LNG 수입을 늘리면서 앞으로도 가격 인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LNG 수입량은 지난해에만 50% 가량 증가했으며, 향후에도 LNG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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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소 5·6호기/사진=포스코에너지 |
오는 2020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도 LNG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세계 해역을 운항하는 선박 연료유의 황함유량을 3.5%에서 0.5%로 낮추는 규제의 대응책은 크게 저유황유 사용·탈황장치(스크러버) 장착·LNG선 건조 등 3가지가 있지만, 9만5000여척에 달하는 전 세계 선박 중 선령 20년 이상의 노후 선박이 41.5%에 달해 LNG선 건조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SMM 해사 산업 보고서'는 글로벌 선사 중 44%가 신규 발주시 LNG선을 고려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도 LNG선 수주 증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LNG 수요 증가로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점쳐지는 가운데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증가가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LNG 발전 비중을 우선적으로 늘린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등 국내에서도 LNG 가격 인상 요인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현재 6.2%인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 20%로 늘리기로 했으나, 부지 확보·발전 효율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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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고망간강이 세계 최초로 연료탱크 소재로 적용된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 '그린아이리스호' 시운전 모습/사진=포스코 |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여의도 면적의 168배에 달하는 부지가 필요하지만 태양광·풍력 발전소가 야기하는 환경 문제 등으로 지역주민이 반발하고 있으며 전남을 비롯해 발전 부지로 선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땅값이 오르고 있어 추가적인 재원이 필요한 탓이다.
정부는 이를 타진하기 위해 해상 풍력발전 비중 증가를 검토하고 있으나, 지상 풍력발전 대비 2배 이상 높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전기료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특히 전기사용량이 많은 철강·화학업계는 발전 원가가 높은 원자력발전 비중 감소 및 LNG 발전 비중 증가로 인한 전기료 상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2015년 기준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한 기업은 현대제철이었으며, 포스코(3위)와 동국제강(13위) 등 철강업체와 LG화학·롯데정밀화학·한화토탈·OCI 등을 비롯한 화학업계들이 상위권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철강·화학 입장에서 전기료 인상은 원가경쟁력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면서 "향후 전기 수요 자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LNG 발전 비중이 늘어나면 예상보다 전기료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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