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사장 '승부사 기질' 회사 성장 주춧돌 역할
취임 후 2M‧K2 협력…지난해 정시성 1위 도약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오는 25일 창립 42주년을 맞이하는 현대상선 유창근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유 사장이 현대상선 취임 후 적자폭 개선에 기여하는 등 다수의 경영능력을 입증받은 만큼 올해 어떤 비전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10일 현대상선에 따르면 유 사장은 ‘제 42주년 창립기념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중이다. 유 사장의 임기 만료일(29일)을 4일여 앞두고 창립기념일을 맞이하는 것이다. 

   
▲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상선 제공


현대상선 관계자는 “3월은 25일 창립기념일과 더불어 주주총회도 예정돼 있는 만큼 가장 바쁜 달”이라며 “모두 차질없이 이행하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올 초 유창근 사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2020년의 재도약’ 실현을 앞둔 만큼 올해는 내실다지기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사장은 2020년 1월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앞두고 남은 기간 두 배 이상의 노력으로 철저히 준비하자는 당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이 시기를 기점으로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확대’ 보다는 '내실다지기‘가 유력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유 사장이 현대상선 취임 후 다수의 경영능력을 입증받은 만큼 올해 어떤 비전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2011년 이후 7년간 대규모 적자를 이어오던 현대상선은 유 사장 취임 후 사업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경쟁력이 부족한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한편 수익노선 확보와 비용절감을 위해 기존 서비스 재편 작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유 사장 취임 1년만인 지난해 2M, K2와의 협력 관계를 무난히 구축했고 초대형유조선(VLCC) 5척과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 신조 발주에 성공했다. 지난해 기준, 처리물량(400만 TEU)이 전년 대비 33% 늘어나는 등 수익 구조가 개선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8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운항 정시성 85.4%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성과도 거뒀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의 이같은 성장에 유 사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유 사장은 1986년 이후 현재까지 32년가량 해운업계에서 일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고 해외 선주·화주들과도 두터운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상선이 적자폭을 대폭 줄인 점도 유 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설명이다. 현대상선의 영업적자는 2016년 8333억원에서 4067억원으로 50% 가량 줄었다. 지난 4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1180억원으로 전년 대비 681억원, 3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상선 제공


현대상선은 또 올해 해양수산부의 '해운재건 5개년계획'이 발표되는 대로 선박 발주 작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이달 초대형 선박을 포함해 20척을 발주할 예정으로 화주들과 장기 계약 협상에 들어간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중장기적으로 세계 해운시장 점유율 5%, 연 영업이익률 5%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컨테이너선 13척, 웻(Wet) 벌크선 3척, 드라이(Dry) 벌크선 3척 등 19척을 자체 보유하고 94척을 용선하는 등  총 113척의 선대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오는 30일 열릴 것으로 보이는 주주총회에서는 유 사장의 연임 여부가 확정된다. 현재까지는 유 사장을 대체할 만한 사장 후보를 찾지 못한 점이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회사가 여전히 적자인 점을 감안하면 사령탑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연임이 확정될 경우 유 사장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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