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해외자원개발 혁신태스크포스(TF)가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채무상환 능력 부족을 이유로 광해관리공단에 통합시켜야 한다고 권고한 가운데 광물 가격의 상승 곡선이 이어지면서 광물공사 해외자원개발 직접 투자 기능 폐지는 곤란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채산성이 낮거나 초기 투자 자금이 커 회수율이 낮았던 경우도 있지만 손실 우려 등을 이유로 매각했던 광산이 수익을 내면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반복된 탓이다.
한국전력이 2000년 지분 5%를 매각한 호주 베이스워터 유연탄광은 2001년 인근 광산과 합병 후 2016년 기준 생산량이 1700만톤까지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한전과 민간기업으로 구성된 벵갈라 컨소시엄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벵갈라 유연탄광 지분 7.5%를 매각했지만, 생산량이 지난해 850만톤까지 증가하고 유연탄 가격이 2015년 톤당 57달러56센트에서 지난해 88달러30센트까지 오른 바 있다.
이들 사업을 합치면 지난해 기준 약 1억3200만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올해 유연탄 가격이 톤당 100달러까지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실폭은 더욱 늘어난다.
우라늄·석유 등의 자원에 투자했으나 수익성 저조 및 사업 조정 등의 이유로 발을 뺐으나 광산들이 시간이 지나 상업운전을 시작하고 해당 자원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아쉬움을 더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4차 산업혁명 기술 발달 등으로 코발트·리튬·니켈을 비롯한 2차전지 원재료 가격이 올라가고 이들 광물을 차지하기 위한 투자 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광물공사의 기능이 사라질 경우 관련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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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광물자원공사 해외자원 직접개발 투자 기능 폐지에 대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사진=한국석유공사 |
12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코발트 가격은 전년 대비 60.9%, 같은 기간 니켈과 리튬 가격도 각각 31.5%, 26.9% 올랐다.
업계는 포스코·SK이노베이션·삼성SDI·LG화학을 비롯한 업체들이 황산코발트 및 황산니켈 광산과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광물확보에 매진하고 있으나, 정부차원에서 광산개발을 추진하는 중국이나 일본과 경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는 광물공사가 해외자원개발을 주도했으며, 공기업이 철수한 사업에서는 민간기업도 철수했다는 점에서 광물공사의 해외 광물자원 개발 직접 투자 업무의 당위성이 낮다는 TF의 주장은 설득력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TF는 광물자원 시장의 특성 및 해외 정책사례를 감안했다고 했지만 실제로 국내와 중국·일본의 사례를 볼때 광물개발에서 정부가 차지하는 역할이 적다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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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발트 가격 추이/자료=한국자원정보서비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몽골·사우디·터키 등의 국가들과 광물 자원 개발을 위한 협력에 합의하고 관련 예산도 7000억원 규모로 늘렸으며, 자원 확보전략 5대 방안 및 자주개발률 확대 등을 제시했다.
중국은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콩고 등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시진핑 중국 주석이 탄자니아·남아공·콩고 등을 순방하며 자원외교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순방하며 자원외교를 수행했지만 이후 관련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으며,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최근 중동 국가들을 방문하면서 국가간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한국은 부존자원이 적어 실패 사례를 빌미로 자원개발 전체를 중단시키면 국내 산업계 전반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또한 금융논리를 앞세워 '긴 호흡'으로 봐야하는 사업을 매각했다가 손해를 본 과거의 경험을 비춰 볼때 광물공사 기능 폐지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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