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중 상당수 스타벅스 바리스타와 이마트 캐셔·판매직군 차지...정용진 부회장 밝힌 '양질의 일자리'인지 의문
   
▲ 난해 5월 신세계그룹 주최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 현장./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은 지속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며 앞으로도 신세계그룹은 파트너사와 함께 만들어 가는 열린 채용기회를 통해 구직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일자리 제공과 더불어 고용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5월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개최된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밝힌 말이다. 

정 부회장은 같은 해 7월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도 "골목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세계가 앞장서겠다"는 글을 올렸다. 

신세계그룹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재계에서 가장 발 빠르게 고용 창출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 인식됐다. 실제 신세계그룹은 2015년 파트너사들과 함께 처음으로 상생채용박람회를 만들며 그해에 1만4000명, 2016년1만5000명을 채용했고 지난해에도 1만5000명을 채용하는 등 매년 1만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28일 코엑스에서도 상생채용박람회를 개최하고 올해 1만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직원수 6만명도 안 되는 신세계그룹이 어찌 매년 1만여명을 신규 채용할 수 있을까. 정말 '진정성 있는 일자리'와 '양질의 일자리'를 매년 1만개씩 만들고 있을까.

실상은 이러하다. 먼저 신세계그룹의 전체 임직원 수는 약 5만8000명 수준이다. 신세계그룹이 매년 1만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면 매년 그룹 임직원수가 1만명씩 늘어나야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신세계그룹 측은 이직자나 퇴사자 등으로 실 증가하는 임직원수는 4000여명 수준이라는 것이다. 매년 1만명을 뽑아도 6000여명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임직원 6만명도 안 되는 그룹이 매년 16% 이상 신규 직원들을 뽑는 것도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직원수 13만명의 롯데그룹이 지난해 1만3300명을 신규 채용한 것과 비교해도 신세계그룹의 신규 채용 규모는 매우 높다.

신세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의 임직원수 현황을 봐도 2014년에는 2만8701명이었는데 2016년에는 2만7973명으로 오히려 직원수가 감소했다. 

결국 신세계그룹이 밝힌 '매년 1만여명 채용'의 비밀은 스타벅스 바리스타와 이마트의 캐셔 및 판매직군 근로자에서 찾을 수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의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전국에 11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 매장당 10~15명의 바리스타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바리스타들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한다고 알리고 있다. 6만여명에 달하는 신세계그룹 직원들 중 스타벅스 소속 바리스타 직원만 1만3000여명에 달한다.

또 스타벅스는 매년 100~150여개 매장을 추가 오픈하고 있다. 따라서 스타벅스는 매년 2000여명의 바리스타를 채용하고 있으며 신세계그룹이 밝힌 '1만여명 채용'중 20%를 담당하고 있다.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의 임금이 얼마인지 공개되지 않지만 고임금 직군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신세계그룹의 신규 채용에는 이마트 매장에서 근무하는 캐셔나 판매 직군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신세계그룹 측은 이들이 모두 정규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공채로 들어온 직원들과 임금 체계도 다를 뿐 더러 이직률 또한 높은 현실이다.  

신세계그룹이 매년 채용한다고 밝힌 1만여명은 대다수 바리스타와 캐셔, 판매직군들인 것이다. 이것이 과연 정 부회장이 밝힌 '진정성 있는 일자리', '지속적인 일자리',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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