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단독수주 가능성
현대상선 "공정 경쟁입찰로 진행"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현대상선이 정부의 '해운산업 재건 5개년 계획' 발표에 맞춰 국내 조선사들에게 컨테이너선 20척에 대한 건조 입찰 신청을 받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에도 대우조선해양이 단독 수주할 것이란 뒷말이 나오고 있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국내 조선사들에게 최대 20척(2만2000TEU 12척, 1만4000 TEU 8척) 이상, 약 25억불(한화 2조6760억원) 이상의 대량 발주를 낼 계획이며, 입찰에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3사가 모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상선의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 /현대상선


현대상선은 국내 여러선사들의 입찰 통해 선정되었듯 이번에도 공정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해운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입찰 경쟁인만큼 수수료를 낮게 써 낸 곳이 수주하는 게 맞지만, 가격경쟁에서 큰 차이가 없으면 결국 대우조선이 일감을 따내지 않겠냐는 소문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현재 1~2조원 이상의 선박 수주가 절실한 시점이다. 신조 계약을 하게 되면 선수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현금이 확보되는 만큼 당장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올해 대우조선의 수주 목표는 73억달러로 이 중 15억5000억달러어치를 채운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또 대우조선이 수주 목표를 지난해(45억달러) 대비 60%를 상향한 점도 주목한다.

현대상선의 이번 발주는 한화 약 2조7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업계 안팎에서 기대감이 높다. 2만2000TEU급은 현재까지 건조된 컨테이너 선박 중 가장 큰 규모로, 1척당 가격은 최소 1만4000~1만5000달러(1500억~1600억원)다. 

또 2만2000TEU 선박에는 스크러버 장착시 척당 약 $150m, 이중연료추진(DF)엔진 장착에 $160m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선박 대비 10~20% 건조가격이 비싸 조선소 입장에서는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다.

해운업계는 지난해 현대상선이 대우조선해양에 VLCC 5척을 발주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수주 가능성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건조 척수가 많을수록 건조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다수의 조선사보다는 한 조선사가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실제 현대상선과 대우조선해양 간 '커넥션 논란'은 심심치 않게 불거져 왔다. 두 회사 모두 최대 주주가 모두 KDB산업은행인 데다 다수의 거래를 통해 '공생'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업계에선 입을 모은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5년 이후 대우조선해양에 7조원이 넘는 공적 자금을 수혈했고 현대상선에도 지난해에만 출자전환, 전환사채(CB) 인수 등으로 7000억원 가량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앞서 현대상선은 대우조선해양과 지난해 5척 외에 추가로 총 9000억원 규모의 추가 계약을 체결했는데 여기에 투입되는 자금이 정부의 '선박 펀드'를 통해 지원된다는 점도 이런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지난해 VLCC 발주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국내 조선사를 통해 제안서나 입찰을 통해 선정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현대상선은 우선 정부와 해수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이 발표되는 시기에 맞춰 초대형선 발주의 본격적인 검토에 돌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국내 선사들의 원가경쟁력 확보, 체질 개선 및 투자를 통해 한국 해운 매출 50조원, 선대 1억DWT(재화중량톤수), 컨테이너선 100만TEU 등 세계 5위권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