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세컨드 그룹 포함 기업 입지 인정해야
경쟁력 제고부터…노조, 현실직시 기업 재건부터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브랜드 인지도와 입지를 생각하지 않고 해외기업과 국내기업만을 따지고 있는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의 강경한 태도가 회사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등분으로 나뉘는 글로벌타이어 그룹순위에서 2번째 그룹에 속하는 금호타이어의 입지가 위태로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을 살리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명분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호타이어 노조을 제외한 관련자들 거의가 찬성하고 세간의 여론도 노조의 태도를 지적하고 있는 상황에서 명분조차 잃은 주장은 회사의 안위마저 위협하고 있다. 

   
▲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사진=금호타이어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24일 2차 총파업에 나서며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 철회를 촉구했다. 곡성지회 정송강 지회장은 "국내 기업이 산업은행이 진행 중인 매각조건과 동일하게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지역 유력 정치인이 확인해준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주최측은 범시도민대회 결의문에서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와 해외매각을 추진하며 헌법에 명시된 노동기본권을 제한하는 반헌법적, 반노동적 불법행위를 자행했다"며 "부채와 경영부실로 자신의 앞가림도 못 하는 더블스타로의 매각 추진은 당장 채권단의 손실만을 줄이고자 하는 속임수이며 광주전남시도민을 기만하는 매국행위다"고 규정했다.

금호타이어 노조원과 금속노조 비정규직 조합원 3500여명은 노조 자구안 제출 마감일이 임박했음에도 총파업을 진행 했고 26일 현재도 총파업을 진행중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은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더블스타의 외부투자 유치를 공개한 이후 국내 어떤 기업과도 국내 투자유치를 위해 접촉한 바 없다"며 "국내 어떤 기업으로부터도 투자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와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또는 금호타이어에 직접 의사를 제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의 심각한 유동성 문제를 고려할 때, 채권단에서 기존에 제시한 기한 내에 노조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금호타이어 노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경영정상화 방안에 합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 것이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현재 회사가 처한 입지를 먼저 생각해야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금호타이어는 글로벌 타이어 기업으로 세계 순위 11위에 속해 있다. 일반 완성차 회사의 신차용타이어로 사용되고 있고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글로벌 타이어 브랜드 그룹 중 2번째 그룹에 속해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첫 번째 그룹은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인정받고 있는 제품의 그룹이다. 국내브랜드로는 한국타이어가 속해있다. 완성차 브랜드에서 고급차량에 사용되는 타이어들이 대부분 해당 그룹의 타이어다. 

반면 두 번째 그룹은 품질은 인정받고 있지만 인지도 면에서 첫 번째 그룹에 밀리는 업체들이다. 

국내 브랜드로서 해당그룹에만 들어가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실제 완성차 브랜드들이 신차용 타이어를 선택하는 기준에서는 애매한 위치다. 저가용타이어도 아니고 프리미엄 브랜드도 아니기 때문이다. 

세 번째 그룹에 속한 국내 브랜드는 넥센타이어로 가성비가 높은 것으로 평가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이런 여파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에서도 보여지고 있다. 

당장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고급차 라인에는 컨티넨탈타이어를 사용하고 있고 친환경차의 경우 미쉐린타이어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보다 규모가 작은 쌍용자동차는 대부분의 신차용타이어를 넥센타이어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타이어의 성능이 문제가 아니라 비용적인 부분이 이 같은 행보로 나뉘는 기준이 되고 있다. 국내 브랜드에서 이 같은 행보는 해외브랜드에서 더 명확히 나뉘고 있다. 

   
▲ 채권단(산업은행)의 현재 유일한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방안인 해외매각에 금호타이어 노조가 강경한 태도로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런 자신들의 태도가 현재 회사의 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금호타이어는 브랜드 순위와 이미지를 올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연구개발에 총력을 다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강성노조의 파업과 집단행동에 발목 잡혀 현재위치를 지키는 것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금호타이어가 해외브랜드가 아닌 국내브랜드에 인수가 된다면 가장 좋은 해결책을 찾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노조의 강경한 태도를 보고 어떤 기업도 금호타이어를 품고 싶어 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미 국내 기업들과 일부 해외 기업들에게 금호타이어의 노조는 회사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회사가 워크아웃을 졸업한 바로 다음해부터 임금인상을 주장하는 모습과 의견수렴이 되지 않자 파업에 돌입하는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번 역시 해외매각을 반대하며 회사의 매출은 신경도 쓰지 않고 무조건 적인 파업을 진행하고 있고 지역여론몰이에 만 총력을 다 하고 있다는 것. 이 와중에 말로만 전해들은 주장을 공식입장처럼 공표하고 파업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인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던 행동이 안정적인 일자리 유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노동자가 자신들의 일자리와 편의를 보장 받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회사가 있어야 이 같은 주장을 펼칠 수 있고,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가 해외 매각에 반대하는 것은 이해를 하겠지만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이 같은 주장은 회사를 위기에 몰아넣는 것과 같은 행동”이라며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위한 여건 조성부터 다시 해야 하고 법정관리는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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