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구조조정 뺀 6개월 무급휴직 카드
"고정비 40% 줄여라" 요구안 맞출 수 있나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STX조선해양 노사가 인적 구조조정 대신 생산직 근로자에 대해 6개월 무급휴직안 등이 담긴 고정비 감축안을 자구계획에 내놓으면서 채권단의 수용 여부가 쟁점이 됐다.

   
▲ 경상남도 창원시에 위치한 STX조선해양의 모습/사진=STX조선해양 제공


지난달 8월 정부와 채권단은 올해 초 삼정KPMG회계법인이 실시한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STX조선해양이 정상화되기 위해선 각종 유휴 자산 매각 외에 생산간접 인력 인건비 감축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정 인건비의 40% 이상을 줄여야지만 법정관리를 면할 수 있다는 주문이다.

STX조선은 이를 이행하기 위해 비운영 및 업무용 부동산 자산 매각, 인적 구조조정 등이 담긴 자구계획안을 계획했다. 행암 공장, 창원 R&D센터, 진해국가산업단지, 특수선 사업부 설비 및 실적 매각 등으로 2500억원의 비용을 마련하고 나머지는 인력 감축과 임금 삭감 등을 실시키로 했다.

인력 감축 시 전체 695명인 생산직 근로자의 75%인 52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아웃소싱을 받고 임금 삭감, 복지비용 축소 등을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인력 감축에 반대하는 노조의 의견에 구조조정 대신 5년간 6개월씩 무급휴직 등으로 노사확약서를 제출한 상태다.

인력 감축의 경우 인건비 절감안 중에서도 가장 쉽고 효과가 빠른 부분이지만 노사간 의견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결국 6개월 휴직으로 마무리 됐다. 이 경우 당초 계획안(생산직 75% 감축) 보다는 비용 절감 효과가 낮아 채권단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앞서 STX조선은 정부와 채권단의 인건비 절감 요구를 맞추기 위해 생산직 근로자 520명을 감축키로 했다. 이들이 모두 아웃소싱 없이 퇴직한다고 가정한 단순 인건비 절감 효과는 250억원이다. 이는 STX조선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상 평균 급여지출액 672억을 전체 근로자(1402명)로 나눈 값에 520명을 곱한 단순 계산 수치다.

약 200억원 정도의 절감이 이번 계획을 통해 실행되야 하는데, 매년 1명씩 휴직을 실시해도 이 비용을 맞추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회사에 남은 생산직 근로자 수는 최근 희망퇴직과 아웃소싱을 신청한 144명의 인원을 제외하면 551명이다.

이들이 매년 1회 휴직을 실시할 시 연간 급여 절감 비용은 132억2400만원이다. 200억원 수준에는 미달되는 것이다. 다만 노사는 통상임금 5% 삭감, 성과금 300% 반납 등을 함께 실시해 채권단의 요구에 맞췄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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