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미 회담 거쳐야...확대해석 경계
[미디어펜=최주영 기자]'2018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대그룹이 개성공단 재개 여부를 두고 회담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26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정은 회장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오는 27일 별다른 공식 일정 없이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정부를 통한 경협 채널이 열릴 때까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내부적인 준비 절차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내 금강산관광사업 및 개성공단 운영사업을 전담해온 현대아산은 내년 초를 목표로 대북사업 준비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사업 재개는 극도로 위축된 현대그룹의 사세(社勢) 회복을 위해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돌파구다. 

현대그룹은 2008년 7월 북한군이 쏜 총에 관광객이 사망한 사건이 발행 한 뒤 10년째 관광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대북 사업을 담당했던 현대아산의 매출은 2,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직원 수는 1,000명에서 150명으로 급감했다. 

남북경협으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가동 재개가 이뤄질 경우 현대아산이 지난 10년간 북한에 의해 동결 상태인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해금강호텔, 온정각, 부두시설 등 자산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정은 회장은 올 2월 신년사에서도 “남북 사이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은 반드시 현대그룹에 의해 꽃 피게 될 것”이라며 “남북교류의 문이 열릴 때까지 사명감으로 담담하게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경협사업과 북한 관광 재개 등이 남북한의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제시된 '3대 의제' 중 경제협력은 제외됐다. 

경협사업과 북한 관광 재개 등이 순조롭게 해결되기 위해서는 유엔(UN)의 경제 제재를 넘어야 한다는 점도 변수다.

특히 국제 정세에 따라 언제든 대북 경제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는 것도 경협 관련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현대아산으로선 우려스럽다.

   
▲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 본 개성공단. /연합뉴스


이러한 정황상 남북관계 발전의 '꽃'인 경제협력의 진전이 있으려면 북미 정상회담 결과까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아직 방북신청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사태를 지켜본 뒤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경협 가능성에 신중한 현대그룹과 달리 중소기업진흥회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그 어느때보다 기대감이 높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6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중소 간담회에서 "중소기업들과 함께 북한에 가서 경제를 일으키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모든 국제적 제재가 풀려야하기 때문에 협상을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오는 27일 개최되는 정상 회담에서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를 다뤄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남북 정상 회담 후 정부에 방북 신청서를 내고 다음 달 개성공단을 방문해 생산시설을 점검한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은 “북한이 비핵화를 천명하고 경제건설 집중 노선 계획을 밝힌 만큼 우리 정부도 남북 경협 재개 등 화답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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