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원화가치 상승기조 지속
원가부담 등 가격경쟁력 저하 우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남북정상회담과 이란 핵위기 등으로 국제유가와 원화가치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화학업계가 원가부담을 비롯한 가격경쟁력 저하로 인한 실적개선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이다.

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67.25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는 브렌트유가 73.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7월초 대비 각각 42.9%·47.2% 오른 것으로, 업계는 사우디 주도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전통 산유국들이 재정수지 개선을 위해 감산을 연장하는 등 유가상승을 모색하는 가운데 중동 정세불안이 겹쳐 국제유가가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 베냐민 네타나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의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 가동을 주장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기조를 이어가고 있다./사진=한국석유공사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유가 사승에 대한 견제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으나, 세계 경기 회복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설비 정기보수 등으로 수급이 빠듯해 유가상승을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석유 제품인 납사를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유가상승은 원가부담 증가로 직결되며, 이를 제품가격에 곧바로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으로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있어 추가적인 실적하락이 우려된다.

   
▲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 및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0.8% 하락한 1068.0원을 기록했다. 이는 1090원을 기록했던 지난 2월초 대비 20원 이상 하락한 것으로, 2014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다.

이날 978.74원을 기록한 원엔환율 역시 지난 3월말부터 지속적으로 하락, 수출전선의 먹구름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수출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저하돼 판매량 감소 등 실적저하로 이어진다.

실제로 LG화학은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4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이 80원 가량 급변하면서 800억원 규모의 손익변동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이 우리 정부에 외환시장 개입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할 것으로 촉구, 우리 정부가 환율조작국 지정을 면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향후에도 원화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고부가 제품 투자 및 수출시장 다변화 등을 모색하는 중에 암초를 만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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