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체제 등 다른 대안들 법령상 허용안돼”
현대모비스 핵심부품기술 사업 집중 미래 경쟁력 강화 위한 최적의 선택
   
▲ 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지주회사 체제 등 여러 다른 대안들은 그룹 사업계획이나 법령상 허용되지 않는 구조에 기반하고 있어 채택하기 어렵다.”

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는 16일 주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다양한 구조개편안을 두고 수많은 검토를 진행했고, 현재 마련된 분할합병안은 이러한 고민 끝에 투명경영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도출된 최적의 산물”이라고 이 같이 밝혔다.

임 대표는 이에 따라 오는 29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안에 찬성해 달라고 주주들에게 부탁했다.

이번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은 핵심부품기술 사업에 집중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최적의 선택이라고 임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전례 없는 변화를 겪고 있으며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기술 등 미래 기술을 확보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모비스는 현재 사업 전략의 방향에 필수적이지 않은 모듈 및 AS부품 사업을 분할하고 차세대 미래 기술에 투자함으로써 현대차그룹 내 미래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듈 및 AS부품 사업은 경비절감과 운영혁신 등 효율성 제고전략이 핵심임에 비해 핵심부품 사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구축하는데 초점이 있다”라며 “이 같은 사업의 속성 및 전략 방향성이 상이한 이질적인 사업부문이 혼재될 경우 역시너지 발생이 우려되고 임직원, 파트너 또는 기타 이해관계자에게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 플랫폼 그룹성장 이끈다...R&D 인력 절반 수준될 것

현대모비스는 라이더, 레이더와 같은 센서.제어 장치 및 논리 결정을 포함한 자율주행 플랫폼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및 커넥티비티 및 모터와 인버터 같은 자동차 전기부품에 투자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세계적인 부품사인 델파이와 오토리브와 같은 많은 글로벌 경쟁 업체들도 단기적으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고성장 첨단 미래기술 사업군을 별도로 분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미 분할을 마친 업체도 있다.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 후 그룹의 지배회사로서 미래 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기업 인수합병(M&A)를 통해 전사적인 역량을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현대모비스는 중장기적으로 부품사업 매출대비 10%에 달하는 R&D 투자를 미래 선행기술 개발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향후 몇 년 안에 연구개발 인력 비중을 50% 이상으로 가져간다는 것이 현대모비스의 목표다.

현대모비스 총원에서 R&D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30%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인데 분할 이후에는 45%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율주행차에 장착되는 레이더, 카메라, 라이더에 이르는 모든 센서에 대한 자체기술을 오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보해 양산 적용할 예정이다.

◆분할합병시 글로비스 주식도 배정 “주주이익”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평가는 법령상 요건 및 확고하게 형성된 국내 시장 관행을 따랐다는 것이 임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현대모비스 분할부문의 본질가치와 글로비스의 시장가치간 비율도 모비스 분할부문과 글로비스간의 당기순이익비율(이익창출능력) 및 EBITDA 비율(현금창출능력)과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라며 “분할부문과 글로비스의 이익창출능력과 현금창출능력을 고려할 때 현재 발표된 합병비율은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각 주주에게 공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현대모비스 주주들은 분할합병에 따라 현대글로비스의 주식을 함께 배정받게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현대모비스 주식 79주외에 추가 현대글로비스 주식 61주를 받게 된다. 현재 기준으로만 봐도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는 거래다.

또한 구조개편을 통해 순환출자 및 계열거래 규제 위험 해소로 숨겨진 기업가치가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비스와 글로비스 주식은 현재 양사 동종그룹에 비해 저평가 되고 있으며 분할합병을 통해 양사의 기업가치가 시장의 재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이번 분할합병은 순활출자 지분 및 계열 거래에 관한 규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할합병과 후속 지분거래가 완결될 경우 존속모비스-완성차-개별사업군으로 이어지는 투명한 지배구조가 확립될 것”이라며 “공정위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이번 구조개편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당 늘리고 1875억원 규모 보통주 매입 소각

현대모비스는 내년부터 정기배당 외에 매년 6월말 기준으로 연간 배당총액의 1/3 범위 내에서 반기배당을 시행하고 2019년 중 배당가능이익 범위내에서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한다. 

내년부터 3년간 합계 1875억원 규모의 보통주를 매입해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잉여현금흐름의 20~40% 수준의 배당정책도 유지키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이사회 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해 특수관계인 간 거래, M&A, 주요 자산의 취득·처분 등 회사의 중요 경영사항에 대해 심의하고 있다. 올해 7월부터는 투명경영지원팀도 신설해 준법경영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실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주주의 추천을 받아 사외이사를 임명하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미 주주추천 방식으로 주주권익보호담당 사외이사 선임을 완료했고 기존 사외이사 임기 만료시점을 고려해 현대모비스는 2020년에 이 같은 방식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뿐만 아니라 전문성과 경험을 고려해 이사 구성의 다양성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분야의 권위자인 한양대 선우명호 교수를 이달 말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존속 현대모비스의 매출 규모를 올해 25조에서 2025년까지 44조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중 자율주행, 커넥티비티와 같은 미래차 사업 분야에서 11조원(25%)을, 제동, 조향, 전장 등 차세대 핵심부품 분야에서 7조원(16%)을 각 달성할 예정이다. 

또한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과 글로벌 OE 수주확대 등 고객다변화를 통해 핵심부품사업과 미래사업부분의 영업이익률을 2025년에는 10%이상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임 대표는 “분할합병은 모비스가 현대차그룹 내에서 핵심부품기술을 담당하고 미래기술사업에 전념함으로써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순환출자를 해소해 규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현대차그룹 구조개편 계획의 중요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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